[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엔딩크레딧을 보는 관객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자리를 박차고 나갈 뿐 아니라 극장의 불도 미미하게 켜지기 시작한다. 이에 대해 극장 측과 제작사, 영화 감독 등의 의견은 분분하다.
극장 측은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다, 제작사나 감독 등은 불은 조금 더 있다 끄더라도 영화 엔딩크레딧을 볼 수 있는 여유를 줘야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영화 끝날 때 대기해 있다가 빨리 나가는 분들이 있어서 문을 열어두기는 한다. 하지만 나가라고 유도를 하지 않는다. 간혹 드문 일이긴 하지만 끊기는 일이 있기는 하다. 직원 실수로 말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멀티플렉스의 또다른 관계자는 “엔딩크레딧도 엄연히 러닝타임에 포함되기 때문에 극장이 임의로 자를 수 없다. 온전히 엔딩크레딧 시간은 지키 돼 나가는 분들 위해 안전을 위해 불을 켤 수밖에 없다. 불이 안 켜진다고 항의가 들어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절대로 상영 횟수를 위해 자르거나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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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뷰티 인사이드 포스터 |
이어 “관객들이 일찍 나간다고 엔딩크레딧을 자르지도 않지만, 청소를 한다거나 하는 시간으로 회차가 늘어나지 않는다. 그건 오해”라며 “요즘에는 엔딩크레딧이 보고 싶은 분들은 보고 아니면 아니다. 극장 쪽에서 제재를 가할 수 없다. 시사회 때 역시 자르는 것도 피디나 대표에게 물어보고 자른다. 상영을 할 때 자른다는 것을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엔딩크레딧은 영화 관계자가 아니면 관심 없을 것 같다. 쿠키 영상을 보는 분들이 있을 생각보다 없다. 안정상의 문제 때문에 불을 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을 켜는 것이 관객에게 나가라는 유도는 아니며, 영화관에서는 관객이 움직이는 데로 대책을 세울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입장을 나타냈다.
또다른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엔딩크레딧을 보는 관객들도 있다. 하지만 나가는 관객들은 앞이 보이지 않아 사고가 나기 쉽다. 때문에 불가피하게 불을 켜기도 하는데, 볼 분들은 그래도 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엔딩크레딧을 보는 분들이 그래도 좀 있었는데, 요즘에는 영화를 보는 입장이 예전과 달라진 것 같다. 영화를 대중문화나 예술로서 본다면 엔딩크레딧도 볼 텐데 단순히 오락적인 부분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끝나고 바로 밖으로 나가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제작사 홀리가든 이지은 씨는 “마블처럼 뭔가 있다고 하면 관객들이 보겠지만, 사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엔딩크레딧에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없을 것 같다. 큰 문제 극장에서 불을 켜주는 상황 아닌가. 엄연히 런닝타임에 속해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영화사의 입장 다 봐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나간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으니까. 극장 쪽에서 불을 켤 때 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쉬울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씨네큐브, 아트나인, 상상마당 등 예술영화관은 끝까지 불을 켜지 않으니 관객들도 그에 맞게 움직여 준다. 대중에 맞춰 해야 하는 상업영화관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불을 안 켜고 있으면 굳이 안 나가지 않을까. 불을 켜면 빨리 나가라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무브먼트 진명현 대표는 “쿠키영상을 만들어서 콘텐츠에 맞게 재밌는 영상이 있으면 묶어놓을 수 있으면 재밌을 것 같다 오프닝처럼 신경 쓰면 되지 않을까, 베테랑처럼 해주면 많이 볼 것 같은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감독은 “엔딩크레딧 자체가 2, 3분이니까 다 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 엔딩크레딧을 다 보라는 게 아니라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아무리 외국이라고 해도 다 보지는 않을텐데. 15분이니까 그 시간 동안 광고를 돌리고 싶을 것이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불을 팍 켜니까 굉장히 좀 마음이 그렇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영화의 감동을 추스르고 박수라도 칠 수 있는 마음속으로 30초에서 1분 정도는 있다가 서서히 불을 켜주면 좋은데 영화가 끝나자마자 불을 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예술극장이나 영화제 등에서는 끝까지 기다려 주지 않나. 메인스태프나 출연진의 이름이 올라갈 때까지만이라도 좀 기다려 주기를 바란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