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2008년부터 7년을 달려온 ‘세바퀴’. MBC의 터줏대감이었지만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MBC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는 지난 2008년 5월25일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로 편성돼 ‘세상을 바꾸는 퀴즈’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세대의 패널들이 토크를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휘재, 박미선, 김구라가 MC로 나섰던 당시 패널에는 선우용녀, 양희은, 임예진, 조혜련, 이경실, 조형기 등 중장년 스타들이 대활약을 펼쳐 ‘줌마테이너’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중장년층의 고정 패널과 신인 아이돌 그룹이나 배우들이 등장해 조화를 이루는 ‘세바퀴’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은 신선함과 재미를 느꼈다. 시청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세바퀴’는 2009년 4월4일에 토요일 오후 11시대로 자리를 옮겨 마침내 ‘일밤’과 독립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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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또한 고공행진이었다. 2010년 ‘세바퀴’는 평균 시청률 17.8%를 달성, 예능 프로그램 부문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0~2012년이 ‘세바퀴’의 전성기였다. MC 박미선은 다양한 세대의 패널들이 모여 어렵기로 소문난 ‘세바퀴’를 잘 이끌어 진행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캐스팅되면서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7년을 달리면서 MC의 변화도 많았다. 박명수, 이유리, 서장훈, 신동엽, 육중완 등이 ‘세바퀴를 거쳐갔다. 박미선과 이휘재는 2008년 시작할 때부터 2014년 11월22일까지 6년 동안 ‘세바퀴’의 MC 자리를 지켜냈다. 중장년층 패널들을 살뜰히 챙기는 박미선과 젊은 패널들을 이끌고 무대에 나가 각종 개인기를 따라하거나 춤 등을 배우기도 하며 행동파 진행을 했던 이휘재는 찰떡궁합의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김구라는 박미선, 이휘재와 함께 하며 끝까지 ‘세바퀴’를 진행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2년 잠시 ‘세바퀴’를 떠났던 김구라는 1여 년 만인 2013년에 다시 ‘세바퀴’로 컴백했다. 박미선과 이휘재가 떠날 때에도 김구라는 묵묵히 눈물을 흘리는 이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가는 길을 배웅하기도 했다.
독설 담당 김구라, 중장년층 담당 박미선, 젊은층 담당 이휘재의 ‘케미’는 그야말로 ‘세바퀴’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 내 개편을 위해 박미선과 이휘재가 떠나자 조금씩 ‘세바퀴’는 흔들렸다. 시청자들은 박미선, 이휘재, 김구라 3인 체제 MC 군단이 이끌었던 ‘세바퀴’의 전성기를 추억하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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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맷 변화도 여러 차례 있었다.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토크 프로그램에서 ‘세바퀴’는 ‘나이 불문 친구 찾기’라는 주제로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들을 초빙해 문제 풀기 형식의 콘셉트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에는 막 내리기 전까지 진행됐던 ‘극과 극 토크’를 통해 토론 형식의 콘셉트를 신설했다.
‘세바퀴’를 통해 탄생한 스타도 여럿이었다. 일단 조권은 ‘세바퀴’에서 ‘오두방정 댄스’를 선보여 ‘깝권’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덕분에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예능 블루칩이 되기도 했다. 광희는 ‘세바퀴’에서 남자 아이돌 멤버로서 하기 힘든 ‘성형 고백’을 해 ‘성형미남’으로 예능 영역에 발을 들였고, 지금은 ‘무한도전’ 멤버로까지 입성하게 됐다.
귀여운 사투리로 어른들의 예쁨을 받았던 오렌지캬라멜 리지와 젊은층과 중장년층 패널들의 가교 역할을 도맡은 김신영도 ‘세바퀴’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샘 오취리 또한 ‘세바퀴’에 고정 패널로 활약하며 예능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시청자들에 눈물과 웃음을 책임졌던 ‘세바퀴’는 결국 트렌드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포맷 변경을 거듭한 끝에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인 ‘능력자들’에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하지만 7년 동안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온 ‘세바퀴’의 뚝심만큼은 박수를 받을 만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