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말은 권력이고 힘이다” “정의, 그 달달한 게 아직 대한민국에 남아있다고 생각하나” “대중은 개 돼지다. 왜 개 돼지에게 신경을 쓰는가. 알아서 조용해 질 것”
‘미생’으로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아냈으며, ‘이끼’로 웹툰 원작 영화의 가능성을 열게 만든 윤태호 작가의 미완성 작품이 영화로 탄생했다. 우민호 감독은 작품의 후반을 작업해, 웹툰에 목말랐던 관객들에게 색다른 해석을 내놨다.
윤 작가는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내부자들’에 대해 “원색적으로 정치화된 만화라 영화가 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지만, 우 감독은 “웹툰이 부정부패 시스템에 집중했다면, 영화는 시스템 안에 속해 있는 개인들의 치열한 대결에 집중했다. 원작이 갖고 있는 에너지가 셌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고스란히 가져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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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우 감독의 말 그대로 ‘내부자들’은 인물들의 특색이 강했다. 이강희(백윤식 분)와 손을 잡고 재벌과 정치인 등의 뒷거래를 봐주다가 인생의 성공을 달리기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 안상구를 맡은 이병헌은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의상으로 다양한 면모를 드러냈다. 망가지는 것도 불사할 뿐 아니라, 구수한 사투리로 개성을 더했다.
웹툰에는 없는 캐릭터로, 빽 없고 족보가 없어 늘 뒷전으로 밀리는 검사 우장훈은 조승우로 깨어났다. 조승우는 유약하면서도 고집 있는 눈빛으로 이병헌과 환상의 케미를 자아내기도 하고, 극의 살기를 더하기도 했다. 정치판을 쥐고 흔드는 논설주간 이강희에게는 백윤식의 연륜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여유 있으면서, 부드럽고 또 뻔뻔한 캐릭터를 백윤식은 능수능란하게 표현해 냈다.
뿐만 아니라 이경영, 김홍파. 배성우, 조재윤, 감대명 등의 믿고 보는 배우들의 출연은 극을 더욱 차지게 만들었다.
특히 웹툰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무게가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겨 꽉 찬 장면장면을 만들어냈다. 어두운 곳, 추악한 곳, 권력이 난무한 곳 뿐 아니라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장소까지 실감나게 자아내 극의 현실성을 높였다. 또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현실적인 뉴스 장면과 더불어 영화적인 요소를 적절히 가미해 이질감이 없다.
‘이끼’ ‘미생’에 이어 입증된 윤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와 우 감독의 연출, 거기에 연기 잘한다고 손꼽히는 배우들이 출연하니, 130분 동안 한 장면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19일 개봉.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