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한 영화가 극장에 올라 관객들을 만나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 중 배우들의 명확한 대사, 움직임의 소리, 장면의 분위기 등 영화의 ‘청각적’인 부분을 완성하는 것이 바로 음향이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그냥 카메라에 담으면 목소리는 소음에 의해 작게 들릴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극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나 설렘은 느껴지지 않는다. 음향을 덥힘으로서 영화는 더욱 영화다워 지는 것이다.
최근 ‘더 폰’ ‘특종: 량첸살인기’ ‘연평해전’ 뿐 아니라 ‘국제시장’ ‘미스터고’ ‘허삼관’ 등, 개봉을 앞둔 ‘도리화가’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히말라야’ 등 모두 한명환 음향감독의 손을 거쳤다.
↑ 사진=김진선 기자 |
Q. 음향 믹싱 작업은 주로 어떻게 구분짓는가.
A. 영화 촬영 중 녹음한 파일을 받아서 관객들이 듣기 좋게 주변 소음을 정리하고 배우들의 대사 정리를 하는 ‘다이얼로그 에디팅’이 있다. 대사를 편집해서 목소리가 잘 들려야 할 곳은 키우고, 더 안 들리는 것은 후시녹음을 진행한다. 현장에서 한 것과 후시녹음 입 맞추는 것 대사 관련해서 하는 작업이다.
극 중 총을 쏘는 것, 차가 꽝 부딪히는 소리, 걸음걸이 소리, 움직일 때 옷 마찰할 때 나는 소리, 등 효과음을 ‘폴리’라고 한다.
공간소리 ‘엠비언스’라고 하는데, 자동차가 지나갈 때 나는 소리, 바람소리, 벌레 우는 소리 등이다. 소리를 만들어서 디자인하기도 하는데 이를 사운드 디자인이라고 한다.
OST는 음악감독이 작업을 하고 그것을 모아서 합치는 작업이 믹싱이다. 음악도 잘 들리고 발소리소리가 잘 들리게 하는 과정이다.
Q. 한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보통 몇 분이 작업하는가
A. 한 작품에 동시 녹음 하는 분 빼고 후반작업까지 약 10명 정도. 보통 폴리는 아웃소싱하는 경우도 있고, 회사 안에 있기도 한다.
우리는 사운드 라이브러리 가져와서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소리는 자동차 종류에 따라 있는데 국산차 없으면 직접녹음도 하기도 한다.
Q. 음향을 넣는 상황을 예로 들어준다면
A. ‘더 폰’은 그냥 목소리를 전화 목소리로 변조했다. ‘미스토 고’에서는 야구장 소리를 따로 넣은 것이다. 촬영할 때는 관객이 없는 상태인 조용한 때고, 소리를 입힌 것이다. 영화의 80~90%는 새로 만드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Q. 소리를 넣는 다는 것은 굉장히 예민한 단계인데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A. 영화마다 다르다. 리얼한 소리가 필요할 때, 과장된 소리가 필요하기도하다. 같은 액션 장면도 다큐, 멜로, 코미디 등 장르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타이밍이나 질감이 중요하다. 유리 굵기나 종류 등에 따라 소리가 다르니. 그 소리가 잘 못되면 어색하다고 느껴진다. 구두소리도 중압감을 주거나, 가벼운 소리로 표현해 인물의 캐릭터까지 나타낼 수 있다. 때때로 그것을 이용하기도 코믹스럽게 나타내기도 한다.
Q. 최근 ‘더 폰’에서는 어땠나
A. 과거와 현재지만 같은 장소의 연결선상이다. 실제적인 소리 말고 감정에 따라 과거와 현재 소리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똑같은 집이라고 1년 전에는 행복하고 화목한 곳이었다면 현재는 조용하고 적막한 소리로 분위기를 다르게 잡았다. 동호(손현주 분)가 다시 출근할 때 시작하는 분위기를 넣기 위해 새 소리를 넣기도 했다.
Q. 최근 어떤 작품을 보고 있는가. 특별하게 힘들었던 작품도 있나
A. ‘도리화가’ ‘히말라야’ 등. ‘도리화가’는 창을 하는 작품이라 소리에 대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수지가 창을 하는데 사실 전문가가 아니지 않나. 근데 굉장히 열심히 잘 해내더라. 목소리를 덮을 때 에너지도 떨어지고 촬영기간이 오래 돼 당시 기억을 상기시켜주기 위해 장면을 반복해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정말 배우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후시 녹음은 연기와 다른 영역의 스킬이 있어서 최대한 맞춰가면서 작업한다.
모든 작업이 쉽지 않지만 ‘연평해전’은 손이 많이 간 작품이다. 총소리 대포소리 바다 소리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Q. 영화를 보면 흥행도 보이나
A. 재미 유무를 떠나 봤을 때 완성도에 대한 느낌은 있다. 흥행보다 ‘사람들이 좋아하겠다’는 생각은 든다.
Q. 원래 영화를 좋아하신 건가
A. 그렇다. 동국대학교 영화과를 나왔다. 동기는 이정재, 김소연, 조여정. 서영희 등이 있는데 작품 할 때 만나면 반갑고 흐뭇하다. 아, ‘더 폰’ 김봉주 감독도 동문이다.
Q. 감성적인 작품보다 자극적인 영화가 많아지고 있는데, 음향산업도 옛날같지 않은 것 같다
A. 산업적인 측면에서 영화 규모는 커지고 있고 좋은 영화도 많다. 그만큼 인정받는 작품 감독도 많고 관객들 눈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간적, 금전적인 부족할 때가 많다. 시장은 커졌는데 제작비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내려간 경우도 있다. 10년 전인 2005년이 오히려 영화 호황기였기 때문에 그때보다 나아진 면은 별로 없다. 때문에 사운드 뿐 아니라 영화계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영화나 광고 미디어 모두 사람을 끌어모아야 하는 자극적 소재로 많아진 것 같다.
Q. 음향감독을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것은
A. 가끔 학교에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음향은 영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광고, 게임, TV 등 많이 있다. 1년에 한국영화가 100편정도 개봉한다고 하면, 음향 작업을 하는 것은 15~20개 작품을 우리 회사에서 한다. 우리나라에 영화 음향관련 약 200명 정도 있다는 건데 그만큼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소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환경에서 나는 소리나 동작에서 나는 소리 등 관심을 가지만 더 도움이 되니까 말이다. 길거리 걸어갈 때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귀 열고 많은 소리를 들어야 한다. 소리가 경험이기 때문이다.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김진선 기자, 최윤나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