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로 10년 동안 자숙을 해야 했던 클릭비 김상혁. 그가 드디어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 예능 복귀식을 치렀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미안합니다’ 특집으로 김상혁, 미나, 이상훈, 이민웅이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김상혁은 지난 과거로, 미나는 17세 연하 남자친구의 마음을 뺏은 죄(?)로, 이상훈은 주말마다 시청자를 ‘니글니글’하게 만들어서, 쇼호스트 이민웅은 주부들의 지갑을 ‘털어서’ 각자 사과를 하는 콘셉트였다.
이날 단연 눈에 띈 것은 김상혁이었다. 김상혁은 음주운전으로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자숙해야 했다. 물론 복귀의 시도는 있었지만 그 때 마다 대중의 외면을 받았고 철저하게 방송계에서 멀어지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 김상혁이 작년부터 조금씩 얼굴을 내밀다 클릭비가 재결성하며 다시금 전폭적인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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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
물론 김상혁은 몇몇 케이블 프로그램에서는 고정 패널로 출연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는 아직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 바. 그런 김상혁이 지상파의 첫 관문으로 살벌한 ‘라디오스타’를 선택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대중에 인사를 드리기 전 꼭 거쳐야 하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허심탄회하게 과거를 언급했다. 자신의 음주운전에 대해 재차 사과를 하기도 했다. ‘라디오스타’ MC들은 그의 사과에 적극적이었다. 윤종신과 김국진은 “‘죄송하지만’으로 끝내지 말고 ‘죄송하다’고 끝내라”며 옆에서 코치를 해주며 김상혁을 도왔고, 그는 MC들의 조언에 따라 대중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사과를 하게 됐다.
더불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명대사’가 탄생하게 된 전말도 밝혔다. 그는 “사건 당시 음주운전 기준 수치가 안 나왔다. 하지만 지인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김상혁 음주운전으로 걸렸다’는 내용을 썼고, 이를 누리꾼들이 캡쳐해 ‘봐주기 수사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작 그 지인은 저와 술자리를 직접 하지도 않은 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가 기자회견을 할 당시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에 걸릴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려고 하다가 겁을 먹어서 ‘술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고 실언을 한 거다”고 말하며 “사실 저 때문에 개인 홈페이지에 ‘비밀이야’ 기능이 생겼다. 여러분의 사생활을 보호받는 데에 제가 일조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상혁은 10년 만의 지상파 출연이 어리둥절한 듯 보였다. 자리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러’ 나온 탓에 별다른 이야기를 늘어놓기에는 분위기가 맞지 않아서 김상혁의 발언권은 생각보다 적었다. 급변한 예능 분위기에 아직은 적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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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
그는 마치 ‘냉동인간’처럼 10년 전의 프로그램을 줄줄 말했다. 당시 예능인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던 김상혁은 “나 때에는 ‘무모한 도전’이었다”라던가 “당시 서경석 형이 MC를 보는 프로그램에 나갔었다”고 말하자 MC들은 “그거 진짜 옛날 건데. 10년 전에서 멈춰있는 것 같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 김상혁은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확실히 그 때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특히나 ‘라디오스타’는 거칠기로 유명하다. 김상혁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김상혁의 “술은 마셨지만” 멘트를 응용한 패러디 멘트를 소개하기도 하고, 김상혁의 음주운전 후 김구라가 어떤 칼럼을 통해 이를 비꼰 것을 면전에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김상혁이 진땀을 흘릴 만도 했다.
김상혁의 10년 전 엉뚱함이 반짝 반짝 빛났던 모습을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라디오스타’ 속의 풀죽은 김상혁에 ‘격세지감’을 느끼기 충분했다. 김상혁은 어느 프로그램에 나가서도 특유의 4차원 멘트로 ‘웃음 폭탄’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김상혁은 나이를 먹었고, 예능의 판도는 변했다. 그 때의 ‘예능 신성’은 ‘예능계의 신생아’로 돌아왔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섣불리 그를 응원할 수도, 그렇다고 그에 대한 연민을 감추기도 애매한 ‘복잡한 심경’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물론 긴 시간 자숙했다고 그의 잘못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의 10년 자숙은 스스로가 원해서 이뤄진 게 아니라 대중의 외면 때문에 길어진 것뿐이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연예인들이 짧은 자숙 기간을 가진 채 복귀하는 것을 떠올리면 어쩐지 ‘라디오스타’ 속 김상혁의 풀죽은 어깨를 응원하게 된다. 그야말로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라고 묻고 싶은 김상혁은 앞으로 예능계에서 예전과 같은 활약을 보여줄지 시청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