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오후 두시가 되어야 겨우 학교에 가고, 학교에 가도 종일 엎드려 잠만 자던 무기력한 아이들. 공부와는 오래전에 담을 쌓고 게임과 담배,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자유롭고 싶다고 외쳐대던,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는 아이들. ‘바람의 학교’ 아이들은 29박 30일 동안 얼마나 변화 했을까.
SBS는 창사 25주년 특집을 맞아 시사교양프로그램 ‘바람의 학교’ 팀을 꾸렸다. 전국 16명의 청소년들과 학교가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공교육 교사들이 모여 새로운 교육 실험을 진행하기로 한 것.
1년의 기획 끝에 만든 꿈의 학교, 그러나 그곳에서의 모든 상황은 100% 논픽션이었다. 26명의 출연자와 50명의 제작진이 함께 도전한 국내 최초 리얼리티 프로그램 ‘바람의 학교’ 제작진은 교실 안에 숨은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모두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의미와 ‘바람이 부는 곳은 어디든 학교다’라는 의미를 담은 ‘바람의 학교’를 제주도에 개교했고, 세상에 없던 새로운 학교로 학생들을 반겼다.
그러나 ‘바람의 학교’에서의 한 달은 16명의 아이들과 10명의 멘토와 선생님들, 그리고 50명의 제작진에게도 결코 만만치 않은 태풍 같은 날들이었다.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진행된 ‘바람의 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한재신 PD는 “아이들과 지내면서 화가 나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좋은 시설에 학생들 잘 되라고 선생님도 모시고 학교를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했다. 선생님들의 마음을 절실히 알았다. 아이들을 촬영 해주고 싶지도 않고 인터뷰 하고 싶지도 않고 애들 밥도 굶길까도 싶었다. 화도 많이 냈다. 결국 나도 ‘꼰대’ 노릇을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한 아이에 애정을 갖지 않고, 그 아이가 살아온 히스토리를 모르면 절대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애정을 갖고 진심으로 대하니 그 진심이 통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바뀌었는지, 프로그램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바람의 학교’에는 어떤 바람이 불게 됐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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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
그는 프로그램을 마무리 지으며 무엇보다 공교육이 잘 작동되기 위해서는 선생님과 학생들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교육에서 사제 간의 관계 맺기가 많이 막혀 있다. 공교육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친밀도를 높이며 살아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24시간 30일 동안 아이들과 먹고 자고 지내면서 서로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한 인간에 애정과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이 교육으로 아이들을 바꾸는 게 가능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공교육 문제는 온 국민이 알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책들이 여기저기서 나름의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등장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SBS는 공교육 안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안하고자 ‘바람의 학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람의 학교’가 청소년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교육을 이끌어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4부작으로 구성된 ‘바람의 학교’는 오는 22일 오후 11시10분에 1부가 방송된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