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타고난 몸매와 신비로운 마스크, 귀를 한번에 사로잡는 마력을 지닌 목소리. ‘슈퍼스타K7’(이하 ‘슈스케7’) 심사위원이었던 김범수가 윤슬에게 보였던 반응은 본능적인 행동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TV 속 모습이 아닌 직접 만난 윤슬은 관능적이던 모습은 사라졌고 생각보다 작은 체구에 수줍음 많은 소녀였다. 외적인 요소로 주목을 받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도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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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nY Music 제공 |
지난 11월 윤슬은 자신의 이름으로 첫 싱글을 발매했다. 카페 언플러그드에서 발매하는 컴필레이션 음반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본인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처음이다. 싱글 ‘꽃을 이루다’는 윤슬의 허스키한 보이스와 묵직한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 곡이다.
“슬픈 결혼식을 생각하면서 쓴 곡이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과 불안한 마음, 그런 이중적인 것들을 표현했다. 여기서 ‘꽃’은 신부의 부케를 말한다.앞으로 불안한 미래가 펼쳐질 것을 알면서도 결혼하는 모순적인 마음을 상상하면서 썼다.”
2014년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발매됐던 ‘러브 이즈 유’(Love is you)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꽃을 이루다’를 발표하고 나서도 가장 많이 들었던 부분도 달라졌다는 말이다.
“우울하고 슬프다는 반응이 많았다. 아무래도 ‘러브 이즈 유’를 들으신 분들은 더 그럴 것 같다.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쓴 곡인데 짙고 어두운 저만의 보컬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감정적인 부분도 ‘러브 이즈 유’보다는 더 깊게 나왔다.”
첫 싱글이기 때문에 곡을 쓰는 것 뿐만 아니라 연주에도 신경을 썼다. 윤슬은 국내 최정상급 연주자들이라며 손을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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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타만으로 연주를 하니 기타로만 노래를 쓰는데 그분들의 연주로 완성이 되니까 훨씬 좋게 나오더라. 덕분에 더 짙고 어두운 감성이 잘 표현됐다.”
사실 ‘슈스케7’로 이슈의 중심이 되긴 했지만 윤슬은 제 2회 파주 포크송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실력자다. 원래 뮤지컬 음악을 하려던 생각으로 준비를 했지만 예상 못했던 부상으로 인해 현재 하고 있는 음악으로 전향을 하게 됐다.
“처음에 뮤지컬 음악이 너무 좋아서 학교를 휴학하고 뮤지컬을 배우러 다녔다. 연기도 배우고 춤도 배웠는데 최종적으론 뮤지컬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가 다리 부상을 당했다. 다치지 않았다면 계속 뮤지컬을 했을 것 같다. 재활까지 1년 정도 시간이 걸렸고 앞으로도 춤을 추는 것은 어렵다고 해서 요양하면서 곡을 쓰게 된 것 같다.”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될까. 기타를 들고 흥얼거리며 곡을 쓰기 시작했고 그 후 홀로 카페를 다니며 공연을 하게 됐다. 음악과도 상관없는 전공이었지만 단번에 방향을 틀 수 있었던 것은 윤슬의 결단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린 시절 밴드를 하고 싶었지만 한 번 빠지면 돌아보지 않는 본인의 성격을 알고 참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직접 카페를 발로 뛰면서 알아보고 공연에도 올랐다.
“다리를 다쳤을 때 생각을 해보니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겠더라. 무대에 서는 것도 해보고 싶었지만 창작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제가 스스로 쓰고 만든 걸 표현하는 거다. 제 방식대로 소화하는 게 좋았는데 싱어송라이터는 본인이 곡을 만들고 공연도 직접 하면서 직접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더라. 뮤지컬도 분명 매력이 있지만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저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표현하기에도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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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윤슬이 표현하고 싶은 음악은 딱히 장르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윤슬의 강점이자 특색이 어둡고 짙은 감정을 끌어내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밝고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진 않지만 쉴 수 있는 음악말이다.
“전 지치거나 힘들 때 우울한 음악을 들으면서 힘을 얻었다. 기분이 억지로 좋아지기 보다는 듣가 보면 사람의 마음이나 영혼을 건드리는 음악이 있더라. 이 가수의 감정상태가 전달되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제 안에 있는 감성 자체도 우울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그런 가정을 살린다면 이런 음악을 듣고도 힘이 나지 않을까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