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대 '미생'을 대변했던 장그래 임시완이 확 변했다. 전쟁의 아픈 상처를 지닌 군인 한상렬 소위로 남성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그는 어린이 합창단을 이끌고 아이들을 돌보며 희망을 잃지 않는 캐릭터로도 관객의 감성을 자극할 전망이다.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영화 '오빠생각'(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군인 역할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는 임시완은 22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대본을 보고 처음 느낀 순수함이라는 게 잔상으로 많이 남더라.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현실에 치여 순수성을 잃고 살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가진 순수함, 순백함, 깨끗함을 느낄 수 있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미생' 때와 달리 주인공으로 아이들을 이끌어가야 하는 데 대한 부담감과 관련해서는 "어떤 역이든 부담감이 있다. 이번이라고 해서 부담감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변호인' 때는 송강호, 오달수, 김영애 선배님, '미생' 때는 이성민, 김대명 선배님이 이끌어줬다. '오빠생각'에서는 이희준, 고아성 선배님이 이끌어줘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또 리허설 중 여덟 바늘을 꿰매야 했던 부상을 입은 것과 관련해 "감정이 격해져 예기치 않은 사고가 있었지만 전쟁신에서 나 말고는 부상이 없었다. 이 정도면 무던하게 잘 넘어간 것 같다"며 "액땜이 되지 않았나 한다. 그 이후 더 조심하기도 했고, 좋은 기운이 생기지 않을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아무렇지 않아 했다.
극 중 한상렬은 피아노와 지휘에 능수능란한 인물이다. 바이올린밖에 다룰 줄 모른 임시완은 피아노와 지휘 연습에 몰두해야 했다. 이한 감독은 극 중 쇼팽 곡을 쳐야 하는 상황을 언급, "아이돌 멤버이니 음악적 감각 있겠구나 했는데 전혀 피아노 못 친다고 해서 당황했다. 앞부분만 치면 된다고 정해줬는데 시완씨가 촬영 들어갈 때쯤 전곡을 쳤다. 물론 클로즈업 부분은 다른 선생님이 치기도 했지만 시완씨의 노력과 열정에 깜짝 놀랐다. 굳이 모두를 외워 칠 필요는 없었는데"라고 칭찬했다.
임시완은 실제 전곡을 연습한 데 대해 "피아노를 못 치는데 잘 치는 척하기 간지럽더라. 그래서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촬영장에서 술을 많이 마시지 못했다. 군인이 술 배가 나와 있으면 웃기니 시선 뺏기지 않기 위해서 술을 자제했다"고 몰입했다.
전쟁으로 변해버린 빈민촌 대장 갈고리 역할을 맡은 이희준도 임시완의 노력을 칭찬하며 "시완씨의 차에 가본 적이 있는데 시완씨가 개 사료처럼 돼 있는 단백질 파우더를 퍼먹고 있더라"고 말해 현장을 웃겼다.
이희준은 또 "전쟁의 상황을 내가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공부를 많이 해야 했다"며 "전쟁이라는 죽음과 배신의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의 노래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감동을 주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모르겠지만 좋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 |
영화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을 연출한 이한 감독의 신작이다. 그는 "전쟁 당시 고아들이 10만명 정도였다고 하더라. 그때 크고 작은 합창단이 여럿 있었다. 아이들을 가엽게 여긴 사람들이 합창단을 만들었다는 소재에 마음이 끌렸다"며
이한 감독은 또 "어린이 합창단을 실제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 친구들로 뽑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모두 노래했다"는 차별점도 강조했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