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이용수 할머니 "소녀상 이전 검토…양측 정부 괘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민슬기 인턴기자]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가 각각 위안부 문제 타결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28일 28일 윤병세 외교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나눔의 집'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 결과를 지켜본 유희남 할머니는 "정부의 뜻만 보고 정부가 법적으로 해결할 것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며 "정부에서 기왕에 나서서 올해 안으로 해결하려고 하니 애쓴 것 생각하니 정부에 하신대로 따라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살아온 지난 날을 생각하면 돈이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인간으로서 권리를 갖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만족은 못한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서울 마포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생각하는 것이 없는 것 같다"며 호통을 쳤다.
이날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은 자신들이 지어내서 사죄한다. '배상받기로 다 됐다'고 하는데 자기들 맘대로다. 우리는 거기에 합의한 적이 없다"며 사죄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보상'이 아닌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일본이 이렇게 위안부를 만든 데 대한 책임으로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고 할머니들이 외쳐온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보상은 '너희가 돈 벌러 가서 불쌍하니까 조금 준다는 것'이고 배상은 누군가가 죄를 지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라면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출연해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을 설립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는 돈이 없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라며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죄에 대한 공식 배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기시다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상을 타결한 뒤 일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은 적절히 이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는 또 한일간의 합의 사항인 재단 설립 방안에 대해 "배상은 아니다"며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치유하기 위한 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용수 할머니 양국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이전을 검토한다는 말이 나온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소녀상을 무슨 권리로 옮기나. 미안하게 생각해야지 무슨 검토를 하나"라며 불만을 토로하며 "일본은 도쿄 한복판에 소녀상을 세워도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해도 시원찮을 텐데 건방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