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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선배는 정말 눈빛이 최고였던 것 같아요."(김하늘) "모든 걸 기억하는 여자의 아픔을 연기하는 것이 더 어려웠을 것 같아요. 내가 맡은 석원을 바라보는 진영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쉽진 않았을 거예요."(정우성)
배우 김하늘과 정우성이 이처럼 서로를 칭찬했다. 29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언론시사회가 끝난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다.
교통사고 후 10년 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지워진 기억보다 소중한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감성멜로 '나를 잊지 말아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뻔한 전개로 흐르지만 관객의 감성을 건드린다. 두 사람이 사랑하면서 과거가 드러나는 지점까지 그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마지막에 폭발시킨다. 두 사람의 섬세한 연기가 탁월하다.
얼마 전 결혼을 발표한 김하늘의 결혼 전 마지막 멜로다. 그는 "결혼 전 마지막, 아니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이상한데"라고 정정하고 웃으며 "결혼 전 첫 영화인데 정우성 선배나 감독 등 좋은 분들과 촬영해서 좋았다. 특히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더 성숙하게 됐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이 영화 제작자이기도 해 눈길을 끈다. "흥행해서 돈 벌겠다는 생각으로 이 영화에 접근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천방지축 제작자라고 할 수 있다"고 밝힌 그는 신인 이윤정 감독의 단편영화를 보고 과하지 않은 위트와 참신함에 반해 제작자로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사실 기존 제작사를 찾아갔지만 그 신선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두려워했기에 어떻게 도움을 줄까 고민하다가 제작사를 차리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미스터리한 요소를 가미했다. 변호사 석원의 의뢰인인 김여사(장영남)의 에피소드가 전체 영화와 맞닿아 펼쳐진다.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더하는 요소다.
이윤정 감독은 "미스터리 구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천천히 각자의 관점에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진행했다"며 "미스터리로 즐길 부분도 있고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펼쳐지니 취향에 맞춰 편하게 즐기면 좋겠다"고 바랐다.
정우성은 "사랑과 슬픔에 대해 다르게 나타나는 남자와 여자의 자세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여성들을 위한 잔잔하면서도 가슴을 잔잔하게 흔드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하늘도 "이 영화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지금까지 봐온 멜로와는 다른
이윤정 감독이 2011년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경쟁부문에 선정된 단편 '나를 잊지 말아요'를 장편으로 만들었다. 내년 1월 7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