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에 들어간 간접광고는 감독, 프로듀서, 미술감독 등의 결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택된다. 영화와 PPL의 관계에 대해 영화 ‘더 폰’ ‘이웃사람’ 석재승 프로듀서에게 물어봤다.
◇영화에 등장하는 제품을 선정하는 방법은?
일단 영화에 나오는 소품들에 대해서 업체들 리스트를 뽑는다. 영화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1순위부터 차례대로 뽑는다. (‘더 폰’의 경우엔) 예를 들어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잘나고 좋아서가 아니라, 삼성을 가장 많이 쓰니까 그게 가장 안 튀고 그러면서 간접 광고 효과가 될 수 있다. 근데 실질적으로 처음에 삼성에 오퍼를 넣었을 때는 거절을 당했다. 근데 이후에 삼성전자 쪽이 아닌 마케팅 대행업체에서 ‘더 폰’의 뉴스를 접하고 따로 연락이 왔다. 그래서 우리도 좋다고 한 뒤 진행이 됐다. 예를 들어 수요가 극히 적은 블랙베리 업체는 순위에서 제외를 하는 거고, 서너 군데 수요와 공급이 많은 업체는 다 컨텍을 한다.
◇영화 속 PPL, 정말 광고 효과가 클까?
‘더 폰’같은 경우는 실제로 PPL 사례에서 취약한 부분이다. 일테면 드라마는 현금과 투자까지 동반이 된다. 근데 영화는 대부분 현물 투자에 한한다. 그래서 투자 쪽과는 전혀 무관하다. 금전적인 제작비 세팅이 끝난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PPL이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그런 입장이다. 된다면 스태프들 선물이라도 하나 주고, 주연배우들에게 주거나 그런 용도인거지 우리가 그 업체에서 돈을 받아서 제작비에 녹이는 그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 그리고 마케팅 쪽에서도 영화 PPL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는 (촬영 직후) 제품이 곧바로 론칭에 맞춰 릴리즈 되는데, 영화는 찍고 나면 6개월 혹은 1년 후에도 개봉을 하니까 영화 쪽에서는 PPL이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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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기업 배급사가 포함돼있는 영화의 경우, 그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나?
나도 CJ엔터테인먼트나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영화를 했지만, CJ엔터테인먼트와 CJ제당은 다르고 또 롯데엔터테인먼트와 롯데제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이왕이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우리가 섭외를 할 때 롯데제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또 그룹 차원에서도 이왕이면 우리 제품을 써라, 음료를 내보내라 이런 도움들은 있는데 그게 과하게 들어오는 경우는 없다. 하다가 이왕이면 도움받기 수월 하겠다 정도의 접근 방법이 되는 거다.
◇할리우드와 한국영화 PPL의 차이점은 뭐가 있을까?
할리우드 영화 같은 경우에는 전 세계에서 개봉을 한다. 한국영화는 해봐야 메인이 한국이고 동남아 정도 인 거다. 그래서 기업 측에서 메리트를 잘 못 느낀다. 예를 들어 톰 크루즈가 영화에서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쓰는 데, 그게 특정 기업의 상품이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브랜드 가치가 되는 거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현물뿐만 아니라 현금도 같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와 우리나라 영화에서 PPL에 대한 기준점을 놓고 논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지금 시장에서는 그렇게 되기엔 한계가 있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라면은 종류가 많다보니 영화에 노출시킬 때 선택 기준이 많을 것 같은데. 이럴 경우엔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하나?
기준은 하나다. 어디가 많이 주냐는 거다. 예를 들어서 A업체에서는 라면을 300박스 준다고 하고, B업체에서 500박스를 준다고 하면 B업체를 선택하는 거다. 또 PPL을 하는 데 있어서 감독과 상의도 한다. 감독이 생각했던 게 동그란 컵라면인데, 받아온 게 넓적하면 안 되는 것 같은 경우처럼. ‘더 폰’에서 블랙박스가 나오는데, 당시에 블랙박스를 협찬해주겠다는 곳이 3곳이었다. 근데 감독이 원하는 게 터치가 돼야하고 액정이 있어야하고 그런 조건들이 있었다. 그거에 맞춰서 결정을 하는 거다. 감독이 원하고 미술감독이 원하는 거, 그 다음에 콘티적으로 괜찮은 것의 교집합을 찾아내서 결정을 하는 거다. 딱 기준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