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오겡끼데쓰까”(おけんきですか, 잘 지내시나요). 이 한 대사만으로 떠올려지는 영화가 있다. 지난 1999년 대한민국 겨울을 이 외침으로 물들였던 영화 ‘러브레터’는 감성 멜로로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듦과 동시에 피아노 선율로 그 감정을 더욱 배가시켰다.
사랑했던 연인 후지이 이츠키가 죽은 지 2년, 그의 약혼녀 와타나베 히로코(나카야마 미호 분)는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추모식 날, 히로코는 그의 중학교 졸업 앨범에서 지금은 사라진 옛 주소를 발견하고 그리운 마음에 안부를 묻는 편지를 띄운다. 하지만 며칠 후, 후지이 이츠키로부터 거짓말처럼 답장이 날아오고, 히로코는 편지를 보낸 그 사람이 그와 같은 이름을 지닌 여자에 그의 중학교 동창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러브레터’의 운명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독특한 연출력과 감각적인 영상미로 당시 국내 개봉 일본 영화 최초로 140만 관객을 동원해 화제를 모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다. 또한 지난 14일 재개봉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한 번 영화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OST를 다시금 찾는 관객들이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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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즈 스마일(His Smile)
가장 첫 장면에 나오는 이 노래는 이츠키의 약혼녀였던 히로코가, 이츠키의 추모식에 가기 전 그가 죽기 전 조난당했을 때 느꼈던 추위와 그 감정들을 느끼고 싶어 눈이 쌓인 언덕으로 향하는 때 흘러나온다. 노래의 이름도 그 장면의 내용과 절묘하게 맞춰지는데, 히로코가 그의 첫사랑의 추억을 거슬러 올라갈 때 그가 마치 하늘에서 미소를 지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듯 하다.
# 차일드후드 데이즈(Childhood Days)
‘러브레터’에서 여자 이츠키의 회상을 바탕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적에, 남자 이츠키와 여자 이츠키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다. 이 노래또한 장면과 노래 제목이 주는 절묘한 만남이 눈길을 끈다. 여자 이츠키가 그들의 추억을 회상하기 시작하면서 나오는 노래에 ‘소싯적 날’이라는 번역 제목이 등장하는 점이 흥미롭다.
# 어 윈터 스토리(A Winter Story)
‘러브레터’의 메인 주제곡 ‘어 윈터 스토리’는 동명이인인 여자주인공 후지 이츠키와 남자주인공 후지 이츠키의 이별 장면에서 흘러나온다. 갑작스레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돼 학교를 나올 수 없었던 여자주인공의 집을 찾아와 자신이 빌린 책의 반납을 부탁한다. 이유를 묻지만 대답해주지 않았고, 며칠 뒤 학교에 갔을 땐 그는 이미 전학을 간 상태였다. 남자주인공인 후지이 이츠키가 대신 반납해 줄 것을 부탁했던 이 책은 영화의 말미에 한 번 더 등장하게 된다. 이에 반전과 함께 감동을 전해줄 때 흘러나오는 노래는 ‘러브레터’의 대표곡으로서, 영화에서 소개된 후에도 계속해서 사랑받는 영화음악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