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위대한 유산’이 지난 3일 갑자기 폐지되면서 다음 타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지속된 목요일 심야 시간대의 ‘저주’, 누가 풀 수 있을까.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MBC ‘위대한 유산’에서는 UFC 파이터 김동현과 MC그리, 최환희, 홍화리, 홍화철, 현준희, 현준욱, 그리고 특별 게스트로 피에스타 차오루가 어촌 마을로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차오루는 타국에 있는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아이들과 진심을 나눴고, 마지막에는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방송 말미에 김동현은 마지막 방송임을 알리며 그동안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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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위대한유산 방송 캡처 |
예고되지 않은 종영에 시청자들은 당황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폐지는 확정됐지만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였기 때문. 갑작스러운 종영에 시청자들은 아쉬운 목소리를 냈고, ‘착한예능’의 결과는 결국 이별 예고도 없는 퇴장이라는 점이 실망감을 안겼다.
MBC는 ‘예능강국’이라 불리지만 유난히 목요일 심야시간대에는 약하다. ‘위대한 유산’의 갑작스러운 폐지는 ‘경찰청사람들 2015’ 폐지 당시를 떠올리게 했다. ‘위대한 유산’의 전작인 ‘경찰청사람들 2015’ 또한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자막 하나로 종영을 알렸다.
목요일 11시대 다른 지상파 프로그램이 ‘목요일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는 게 MBC가 힘을 못 쓰는 가장 큰 이유다. SBS ‘백년손님-자기야’는 흔들리지 않는 목요일 예능 강자로, 평일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고, KBS2 ‘해피투게더’ 또한 최근에는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목요일 밤’이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두 강자’의 사이에서 MBC의 고민은 깊어갔다. ‘경찰청사람들 2015’ 방영 당시만 해도 이경규가 MC로 나서고 실제 경찰들이 스튜디오로 출격해 함께 토크를 풀어가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2~3%대의 시청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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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래일기/듀엣가요제 방송 캡처 |
이번 ‘위대한 유산’도 비슷하다. ‘위대한 유산’은 애초 AOA 찬미, 배우 강지섭, 임권택-권현상 부자 등이 라인업으로 합류했으나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고, 故최진실의 아들 최환희, MC그리와 야구선수 홍성흔과 전 농구스타 현주엽의 자녀들까지 총출동했지만 시청률의 저조함은 차도를 보이지 못했다.
이 때문에 MBC 내에서도 목요일 심야시간대를 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단 목요일 심야시간대에 편성된다 하면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이를 잘 알고 있기에 MBC 예능국 또한 파급력이 강한 콘텐츠를 목요일 심야시간대에 편성,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금 ‘위대한 유산’의 후속으로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듀엣가요제’와 ‘미래일기’. 4일 오전 MBC 한 관계자는 “‘듀엣가요제’는 정규편성이 확정됐지만 아직 편성 시간대를 잡지 못했다. ‘위대한 유산’의 후속이 어떤 게 될지는 아직 결정이 안 된 상태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회의적이다. ‘듀엣가요제’나 ‘미래일기’ 모두 ‘이벤트성’이 강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명절 브랜드로는 좋아도, 매주 방영되는 프로그램 포맷으로는 적절하겠느냐는 의문이 가장 강하다. 특히 ‘듀엣가요제’는 요즘 성황을 이루는 음악예능의 한 줄기라는 점에서 ‘매주 보면 식상할 것 같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중.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 MBC의 ‘목요일 밤 저주’를 풀 수 있을까. 이번 기회에 MBC는 ‘목요일 시그니처’를 개발해 이 난국을 타파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