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중국은 1999년에 급격한 성장을 하게 되는데, 이런 성장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변하게 했다. 작품을 통해 사람보다 경제력을 선택했을 때 결과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부처는 삶을 ‘생로병사’(生老病死)로 보았는데 나 역시 작품을 통해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고, 그 어려움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다. 하지만 산이 무너지고 강이 말라도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 -지아 장 커 감독
↑ 사진=포스터 |
우선, 1999년 중국 펀양을 배경으로 세 친구 리앙즈(양경동 분), 진솅(장역 분), 타오(자오 타오 분)의 우정이 그려진다. 고향에서 함께 자란 친구지만, 이들은 성인이 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던 타오는 결국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진솅과 결혼을 하게 된다. 피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이들의 관계는 지속되지 못하고, 리앙즈는 고향을 떠난다. 리앙즈는 떠났지만, 타오와 진솅 사이에는 아들 달러가 탄생한다.
현재로 그려지는 2014년도. 몸이 안 좋아진 리앙즈가 고향에 돌아오는 모습으로 시작해, 아들 달러와 함께 할 수 없는 타오의 모습이 비추어진다. 타오는 아버지를 떠나보내면서, 아들과 재회하지만 함께 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린다.
지아 장 커 감독은 ‘산하고인’을 시대 별로, 과거(1.33:1), 현재(1.95:1), 미래(2.39:1)를 각각 다른 비율을 뒀다. 다른 화면 비율로, 당시 상황을 담은 지아 장 커는 재연으로 담을 수 없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해 이 같은 비율을 택한 것이다.
또, 시대를 막론하고 흘러나오는 음악 펫샵보이즈의 ‘고 웨스트’(Go west)는 시간과 장소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무엇인가에 대해, 그 힘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 나타내, 마지막 장면까지 먹먹한 감정을 잇는다. 시간이 흐르고, 달라지는 상황 속에서 지속될 수 없는 관계에, ‘고 웨스트’는 연결고리이자, 각자가 지닌 ‘변하지 않는 것’을 깨닫게 한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고, 짧은 러닝타임이 아님에도 ‘산하고인’에서는 따뜻함과 여유가 느껴진다. 삶은 그렇게 반복되는 것이라고, 그럼에도 항상 그 자리에서 변하지 않고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는 것이라고, 쓸쓸하지만 타당한 위안을 건넨다. 오는 10일 개봉.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