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미블’ 첫방①] 어딘가 촌스럽지만 스토리에 ‘힘’ 있다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드디어 첫 포문을 열었다. 치열한 수목극 전쟁에 참전한 ‘굿바이 미스터 블랙’, 어딘지 촌스러운 느낌이 나지만 스토리의 힘은 역시 무시하지 못했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굿바이 미스터 블랙’ 첫 회에서는 모든 걸 다 가진 남자 차지원(이진욱 분)과 태국의 무국적자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카야(후에 김스완, 문채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차지원은 해군 특전사로, 대기업 총수인 아버지와 사랑스러운 여동생, 모든 걸 다 바쳐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다. 게다가 어떤 상황에서도 위트를 잃지 않고, 훌륭한 작전 감각까지 있어 군대에서도 신뢰를 얻고 있는 인물.

↑ 사진=굿바이 미스터 블랙 방송 캡처

그의 절친한 친구 민선재(김강우 분)는 그런 차지원이 부럽기만 하다. 민선재는 군대를 상대로 호시탐탐 사기를 치려고 하는 아버지 때문에 늘 승진에 물먹기 일쑤. 또한 차지원의 여자친구 윤마리(유인영 분)를 짝사랑하지만 윤마리는 이미 차지원에 푹 빠졌다. 그는 자신이 평생 넘지 못할 차지원이란 거대한 산에 좌절하고 만다.

결국 민선재는 군의 권유로 제대를 하게 되고, 자신을 또 다른 아들로 생각해주는 차지원의 아버지 차재완(정동환 분)의 배려로 그의 기업에 입사한다. 하지만 민선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백은도(전국환 분)의 함정에 빠져 회사의 돈을 횡령해 입찰에 참여했단 오해를 받았다.

그런 민선재를 타이르고 자수를 종용하기 위해 차재완은 그를 만났지만 결국 “내 아들이었다면 이런 짓 안 했다”고 말해 민선재를 상처 입힌다. 설상가상으로 민선재와 차재완이 대화를 하고 있을 때 괴한이 나타나 차재완에 총격을 가하고, 민선재가 이를 뒤집어쓸 상황에 놓인 것.

같은 시각, 차지원은 부대 작전을 위해 태국으로 출국하고, 그 자리에서 거리에서 살아가는 카야를 만난다.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하는 카야는 자신을 소매치기로 오해한 차지원의 지갑을 찾아주고, 차지원은 자신의 지갑을 찾아주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다 손을 다친 카야를 치료한다.

↑ 사진=굿바이 미스터 블랙 방송 캡처

공교롭게도 민선재를 함정에 빠뜨린 ‘입찰계획서’를 가진 이가 백은도의 일행에 죽임을 당하는 걸 우연히 본 인물이 카야였다. 이 때문에 카야는 차지원을 도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게 될 터. 차지원에 호감을 갖게 된 카야와 훗날 민선재의 배신으로 모든 걸 잃은 차지원의 로맨스에도 기대감을 자아내는 전개였다.

첫 회에서는 차지원과 민선재의 상황을 교차로 보여주며, 결국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민선재와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모든 걸 던지는 차지원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는 작업에 치중했다.

동시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사랑과 배신, 살인 등의 강렬한 사건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주인공들의 사연을 더욱 꼼꼼하게 얽어매기 위해 첫 회에서는 그 매듭을 단단하게 짓는 인상이었다.

드라마의 분위기는 어딘가 ‘옛날 드라마’의 분위기가 짙다. 차지원과 카야의 우연한 만남도 기시감이 강하고, 어딘가 억지스럽다. 차지원이 윤마리에 프로포즈하는 장면, 차지원의 군대 내 활약상 등도 조금은 촌스럽게 느껴진다. 야망에 의한 배신, 이를 추적하는 주인공이란 설정도 친숙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스토리는 확실히 힘이 있다. 한 인물의 폭풍 같은 운명을 선 굵은 색채로 그려내기에 호기심을 자극한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 이진욱, 문채원의 로맨스와 악의 축으로 변모해가는 김강우, 비련의 여인으로 변신한 유인영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충분하다.

경쟁작 ‘태양의 후예’가 워낙 강세이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간결하게 그려내는 ‘굿바이 미스터 블랙’도 지켜볼 만한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과연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태양의 후예’라는 거대한 암초를 넘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