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으면 쉽게 다가가기 힘들다. 배우 최태준의 이미지는 날카롭고 다소 차가워 보인다. 드라마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해도, 배우가 아닌 진짜 사람 최태준의 성격은 어떨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와 영화 ‘커터’ 중에선 형순이가 실제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긍정적이고, 밝고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편이죠. 그렇지만 형순이의 우유부단한 면까지 비슷한 건 아니에요(웃음). 또 세준이는 폭력적인 캐릭터인데, 사실 저는 평화주의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 그나마 가까운 건 형순이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제가 날카롭게 생겨서 무표정하게 쳐다보면 오해를 많이 받았는데, 그런 날카로운 이미지와 ‘커터’ 세준 캐릭터는 싱크로율이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런 트라우마 때문인지는 몰라도, 밝게 말도 많이 하는 편이죠. 제가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으면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커터’를 통해 교복을 입은 최태준과 만날 수 있었지만, 그가 실제 고등학교 때 어떤 학생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에 최태준에게 실제 고등학생일 때 어떤 학생이었냐 물었더니 “축구를 정말 좋아했어요”라고 답했다.
“지금도 축구를 굉장히 좋아해요. 밤새서 프리미어리그나 분데스리가 이적시장까지도 웬만하면 다 알고 있고, 축구 게임도 좋아합니다. 중, 고등학교 때 추억은 거의 다 축구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축구하면서 친구들과 대회도 나가고, 피부가 새까맣게 탈 정도로 점심시간엔 밥보단 운동장 점령이 우선인 친구였습니다.”
또 ‘커터’에서 최태준이 맡은 세준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인기 많은’ 학생이다. 세준은 쉬는 시간마다 손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선물을 받을 정도이기 때문. 어쩌면 잘생긴 얼굴 때문에 최태준의 실제 학창시절과도 닮아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데이 때 친구들이 주는 건 있었는데, 운동장에서 절 지켜보거나 응원하는 그런 드라마틱한 장면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무슨 데이 때 많이 받았었는데, 집에 못 들고 갈 정도는 아니었죠. 어머니가 못 받으면 좀 기분 나빠하시는 건 있었죠(웃음). 사실 제가 어릴 적에 아역배우를 했었으니까, 그런 거에 힘입은 인기도 있었어요. 그리고 그걸 다 접고 나서도 계속 친구들 사이에서 관심이 있었으니까, 그런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아역을 하지 않은 것도 있었고요.”
최태준은 어린 시절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방송활동을 하진 않았다.
“아역배우를 하다가 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에 지금 일을 하면서 감사한 것도 있고, 그래서 후회는 절대 안 해요. 일을 할 때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작품을 할 때마다 감사하고요. 이 기회가 정말 쉬운 기회가 아니라는 걸 공백기를 통해서 알았기 때문이예요”
아역배우, 성인배우가 된 그가 앞으로 더욱 무르익어 더욱 큰 배우로 성장할 일만 남았다. ‘커터’를 통해 진지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최태준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과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커터’ 때문인지는 몰라도 기존에 해왔던 역할이랑 달랐던 세준이라는 캐릭터를 좀 더 표현해보고 싶어요. 제가 제 연기를 보면서 아쉬웠던 걸 표현을 더 해볼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았거든요. 그래서 싸이코패스나 다중인격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촬영장에서 병원에 입원하는 역할을 맡아서 멍 때리고 앉아있으면, 진짜 정신병자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거든요. 좀 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가 되려고요(웃음).”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