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박보검을 볼 때마다 ‘이 사람 참 따뜻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한 박보검은 누군가의 동생, 그리고 누군가의 아역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블라인드’에서 시각장애인을 연기한 김하늘의 남동생 김동현 역할로, ‘차형사’에서는 강지환의 아역으로, 드라마 ‘각시탈’에서는 독립군으로 거듭나는 학도병 역할, ‘원더풀 마마’에서는 배종옥의 철부지 막내아들을, 그리고 ‘응답하라 1988’에서는 어리숙하게 보이지만, 자신의 여자와 가족에게 한 없이 사랑을 퍼주던 모습, 예능 ‘꽃보다 청춘’에선 “감사하다”를 매일 같이 말하는 것 까지.
최근 불평불만을 토로하던 나는 박보검과의 인터뷰에서 선한 분위기와 영향력에 압도 됐다. 박보검이 연기자가 된 이유, 그리고 인생의 목표, TV 속 박보검과 실제 박보검 사이에 감춰져 있는 거짓과 위선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박보검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에 기분 좋은 분위기를 풍기며 들어섰다. 어떤 무기도 없이, 박보검 자체만으로, 그는 미소를 가득 담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박보검은 어떤 사람인가요.
“꾸밈없이 솔직한 편이에요. TV 속 박보검과는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람들과 어울려서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아하고, 들어주는 것도 좋아해요.”
“‘감사하다’고 말하다 보니 감사한 일 생겨요. 연기자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고 생각했어요. 한 작품, 한 작품씩 하고, 해가 지나가면서 사람들을 조금씩 감동시키는 걸 보면, 저 또한 감사함을 느껴요.
특히 ‘저를 보며 힐링 한다’는 말을 들을 때 큰 감동을 받아요. 조금 더 종교적으로 얘기하자면, ‘저를 통해 예수를 믿게 됐다’고 할 때도 정말 감사하죠.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을 끼칠 수 있다니 감사해요. 그것만으로도 큰 복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편으로 조심스러운 게 ‘감사하다’는 말이 너무 입에 발린 것처럼, 습관처럼 들릴까봐, 오해를 살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조금 아쉬워요. 그래서 감사 다이어리를 쓰면서 감사한 일을 기억하고, 저 스스로를 되돌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사진=MBN스타 DB |
“가족들은 이럴 때일수록 겸손하게 행동하라고 말씀 하세요. ‘너의 행동 하나 하나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고도 얘기해주시고요.
요즘 감사하게 일정이 많아서, 피곤할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네가 하고픈 일이었고, 즐거워 할 일을 찾아 하고 있으니 감사하라’고도 말씀해주세요. 가끔씩 지치고, 내가 잘하고 있나 확신 없을 때에도 가족이랑 통화하면 리프레쉬 되는 느낌이에요.”
-예의바른 청년 박보검, 유년 시절도 남다르지 않았을까요.
“평범했어요.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죠. 너무 감사한 건 형 누나가 있어서 그런지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게 많았어요.
입학식이나 수능 볼 때도 그렇고, 형 누나는 다 겪은 거잖아요. 그래서 조언도 많이 받았고, 덕분에 옛날 노래들도 많이 듣고, 세상적인 지혜도 많이 배웠어요. 형 누나의 경험으로 비춰 봤을 때 ‘나는 그러면 안 되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있었고요. 제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얘기도 해주고, 감사한 유년시절을 보낸 것 같아요. 축복 받았죠(웃음).
‘꽃보다 청춘’ 떠나기 전에도 누나랑 형과 마지막 통화를 했어요. 방송 보면 제가 통화하는 모습이 나오잖아요. 제가 갑자기 여행 가게 됐다고 말했더니 ‘형들 말씀 잘 듣고 잘 따르고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저도 ‘기도해줘’라고 부탁한 기억이 나네요.”
-그렇다면, 지금의 박보검이 10대 박보검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을까요.
“‘보검아, 수고했다.’
그냥 참 감사했던 건, 솔직히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 하는 친구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 가족들은 다 같이 응원해주고 기도해줬어요. 그 기도 덕분에 제가 꿈을 이뤄갔고, 회사 식구들도 만날 수 있었어요. 전 많은 복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열심히 한 작품 한 작품 해온 것 같아요. 그래서 ‘수고했다. 고생했다. 앞으로 더 잘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박보검의 인기, 이유는 뭘까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나의 어떤 면을 좋게 봐줬는지 모르겠어서, 그래서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물론 ‘응팔’이라는 축복 같은 작품 덕분에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신 것 같아요. 이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시고 부모님 세대가 많이 알아봐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분들이 나에게 갖고 있는 기대와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작품 할 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버지께서 ‘10-1=0’이라는 얘기를 종종 해주시는데요. 열 번 잘하다가 한 번 잘못하면 다 물거품이 된다는 뜻이래요. 저를 사랑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에게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더 노력 하겠습니다.”
-연기 이외에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노래도 잘한다고 들었어요.
“노래를 잘 하는 건 아닌데 좋아해요. 연습 많이 해서 뮤지컬이나 OST에 참여하고 싶어요. 아니면 제가 작사 작곡한 앨범을 낼 수도 있고요.
음악 예능 출연요? 글쎄, 아직은 나오기 실력이 부족해서 금방 들통 날거에요(웃음). 좀 더 실력이 쌓인다면 누구도 모르게 짠하고 나타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연습 많이 해야겠죠?”
-박보검,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요.
“참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대중들이 박보검을 보면서, ‘내가 좋은 방향으로 마음을 갖게 해주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해요. 그리고 ‘박보검 보면, 아 따뜻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하고요. 인간 박보검의 목표 역시 같아요. 이런 말이 나오려면 제가 먼저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할 것 같아요.”
-2016년, 박보검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회사식구들과 단체 화보를 찍고 싶어요. 블러썸 식구들과 다 같이 사진 찍고 놀러간 적이 없더라고요. 가끔씩 신년회에서 식사하는 정도일 뿐, 다 같이 모이기가 힘들거든요. 그런데 참 신기한 게 말하면 다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2015년 말에 바라던 소원은 여행 가고 싶고, ‘박보검이랑 연기하고 싶다’는 말 듣는 것, 그리고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연초에 푸켓을 시작으로 아프리카까지 다녀왔잖아요(웃음). 이번 소원도 이뤄지지 않을까요?
사진이 남는 것 같아요. 소속사 식구들이 나를 챙겨주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는데 정작 나를 챙겨주는 사람들은 사진에 없더라고요. 그게 많이 아쉬워요. 2016년엔 꼭 블라썸 식구들과 화보 촬영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누나 팬들에게 한 마디.
“누나, 밤늦게 핸드폰 보지 마시고! 시력에 안 좋으니까(웃음). 눈 건강을 위해. 렌즈 끼고 잠들지 말고! 하하!
언젠가는 오빠 같은 모습도 보여주지 않을까요? 언제나 응원해줘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박보검이 되겠습니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