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개그맨 장동민이 또 다시 논란의 사나이가 됐다. 이번에는 tvN ‘코미디 빅리그’의 코너 ‘충청도의 힘’에서 한부모가정 자녀를 조롱하는 듯한 개그를 선보인 것이 화근이었다. 사람들의 거센 비판이 일자 해당 코너는 폐지되고, 논란에 사죄하는 의미로 프로그램에까지 하차했지만, 그를 둘러싼 논란은 쉬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 3일 방송된 ‘코미디 빅리그’의 새 코너였던 ‘충청도의 힘’에서 7살 애늙은이 소년으로 등장했던 장동민이 이혼가정으로 설정된 친구를 향해 조롱 섞인 대사를 하면서부터였다.
![]() |
‘충청도의 힘’ 논란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같은 코너를 아무런 편집 없이 선보인 제작진은 물론, 이를 연기한 개그맨들에게도 손가락질은 이어졌다. 특히 작년 여성 혐오 발언과 삼풍백화점 생종자 조롱 개그 논란으로 한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장동민을 향한 비판은 여론의 뭇매는 더욱 거세졌다.
이후 이 논란은 한부모가정 권익단체인 차별없는가정을위한시민연합(이하 차가연)이 장동민을 비롯한 개그맨과 제작진을 모욕죄로 고소하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듯 커졌다. SNS을 통한 공식사과와 프로그램의 자진하차로 잠시 주춤 했던 논란은 장동민의 절친 유상무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부모 가정인 나와 세윤이가 힘들 때 돌봐주고 늘 함께해주고 사랑해준 건 그런 단체가 아닌, 그 사람이었다”는 차가연을 비난하고 장동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올리면서 유상무는 물론이고 장동민도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
해당 논란은 엉뚱하게도 KBS2 예능프로그램인 ‘나를 돌아봐’로 번졌다. 지난 주 자신의 연인인 나비와 함께 ‘나를 돌아봐’의 고정으로 출연했던 장동민은 “두 번이나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을 출연시킬 필요가 없다”는 KBS의 입장으로 갑작스럽게 하차 통보를 받아야만 했다. 이에 대한 비판은 또한 장동민에게 돌아갔다.
작년과 비슷한 이유로 구설수에 올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한 장동민이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대방이 불쾌해 하면 그건 개그가 아닌 개그라는 이름의 폭력’이라는 말처럼 장동민의 언행은 도를 넘은 것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 |
하지만 왜 사람들은 문제의 본질인 한부모가정 자녀 조롱 논란의 모든 잘못을 장동민에게만 덮어씌우려고만 할까. 어쩌면 ‘충청도의 힘’ 논란은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진 장동민보다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 더 맞는 일일 것이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통과시킨 이들도 제작진이고, 검수과정에서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안일하게 방송에 내보낸 이들도 제작진인 것이다.
사실 논란의 시초가 된 코너 ‘충청도의 힘’은 일곱살 애늙은이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못된 말들을 통해 어른들을 풍자하는 개그에 가까웠다. 어른들에게 배운 나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통해 웃음과 사회의 잘못을 희화하고자 제작됐지만, 시작부터 지나치게 내뱉은 나쁜 말과 기획의도를 살리지 못한 연출은 결국 사태를 악화시켰다.
현재 장동민은 제작진이 받아야 할 비판까지 모두 뒤집어 쓴 형국이다. 이번 논란의 인과관계와 본질을 들여다보면 장동민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는 있을 듯하다. 그가 잘못한 것 이상으로 건전한 비판을 넘어 과거 논란에 따른 무작정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같은 비난은 그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강제하차 시키는 결과를 낳기 까지 했다.
정당한 비판과 일방적으로 잘못을 몰아가는 마녀사냥의 길목에서 서 있는 장동민. 그를 향한 돌멩이가 바른 것인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