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강예원과 스릴러의 만남. 왜 이제야 이루어졌을까. ‘첫 도전’이라는 말을 무색케 할 정도로 강예원은 스릴러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제 역할을 다했다. 그야말로 ‘성공적’이다.
영화 ‘날 보러와요’(감독 이철하)는 이유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납치 감금된 여자와 시사프로 소재를 위해 그녀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된 PD가 밝혀낸 믿을 수 없는 진실에 대한 충격실화 스릴러로 강예원, 이상윤, 최진호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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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DB |
강예원에게 ‘날, 보러와요’는 시나리오 자체가 튼튼한 작품으로 기억된다. 평소 시나리오가 좋으면 출연을 밀어붙이는 편인 그에겐 ‘날, 보러와요’에 대한 끌림이 있었고, 마지막 반전은 그를 더욱 작품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야기 진행도 빠르고 마지막 반전은 확 와닿았다. 모르고 보다가 반전을 읽고 앞을 다시 보기도 했다. 한국영화 중에선 가장 좋은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독특하고 새롭고 획기적인 시나리오였다. 또 여자가 나오는 스릴러는 보통 잔인한 편인데 그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때때로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잔인을 위한 잔인을 보여주고 관객을 자극하기 위한 건 문제라고 생각했다. ‘날, 보러와요’는 기발하고 스마트한 시나리오라고 느껴졌다.”
좋은 시나리오의 스릴러를 만나면 꼭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캐릭터에도 매력을 느꼈다. 특히 여자가 주인공인 스릴러물의 시나리오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날, 보러와요’를 만난 건 기회라 생각했다.
“여자 중심의 영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여배우 위주의 외국영화를 보면 부러웠다. (‘날, 보러와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여배우를 야하게 만들거나, 자극적으로 만들지 않아 부담이 없었다. 정신적으로 연기에 대한 부담감 말고는 하나도 없었다.”
극 중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되는 여자 수아로 분한 강예원은 기존의 이미지를 180도 뒤집는다. 그는 감금 순간부터 피폐해지는 상황까지 심리적으로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고 있는 ‘수아’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감정의 극단을 오가는 연기로 영화를 끌고 간다.
“수아에게 불쌍한 연민을 느꼈다. 남은 건 빈집의 나, 화가의 인생, 어차피 가버린 엄마, 과거의 기억들, 나를 안 도와줬던 사람, 그런 모든 것에 대한 복수를 철두철미하게 꾸미긴 했지만 결국에는 수아 혼자 덩그러니 남는다. 나 혼자라는 느낌과 엄마, 아빠의 사진을 보면서 좋은 것도 아니고 화가 나는 것도 아닌, 몽롱한 느낌. 그걸 표현해내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내가 해놓고도 정답을 모르겠다. 마지막 장면을 향해 달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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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사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가장 어려웠다. 대사 한 마디를 툭 던진다고 해서 상황의 설명이 다 나오는 게 아니지 않나. 손 떨림이나 몸짓, 디테일하게 제 몸을 느끼면서 해야만 했다. 대사가 많으면 가벼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삭제한 장면도 많고, 필요한 대사인가, 아닌가에 대해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했다.”
고민할 부분이 많았지만 강예원에게 ‘날, 보러와요’는 많은 얻음을 준 작품이다. 특히 그는 ‘날, 보러와요’에 대해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영화라 좋았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영화의 모든 게 말할 거리다. 엄마 옷을 제가 입고 나온다던지, 의상으로도 영화의 효과를 주는 등 미쟝센을 심어놓았다. 그런 거 자체가 즐거운 작업이었다. 뭔가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영화를 찍고 있는 느낌이랄까. 매 순간순간마다 항상 감사하다는 마음을 새기고 연기했다. 앞으로 여자의 영화가 다양한 장르들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