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배우 송중기의 대사는 매회 ‘오글거린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묘하게 설득당하는 마력이 있었다. 그의 눈빛, 몸짓, 말투 하나하나에서 송중기는 송중기가 아니라, 완벽히 유시진이었다.
송중기는 앞선 작품들에서도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군 입대라는 공백 기간이 있었기에, ‘태양의 후예’는 그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특히 송중기는 숱한 재난 속에서도 살아남으며 일과 사랑을 동시에 완벽히 쟁취하는 판타지적 요소를 시청자들에게 설득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기도 했다. 또한 장르물 웰메이드 드라마가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직후였던 만큼 ‘태양의 후예’라는 멜로드라마가 통할 지 역시 미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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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송중기는 앞선 기자간담회 당시 “사전 제작이어서 연기적으로 욕심이 더 컸다”며 “내 연기력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은 보인다. 사전 제작이어서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계속 읽었다. 그 때마다 설렜다. 대본을 뛰어나면서 표현을 잘 했는지 생각해봤는데, 아직은 아쉽다. 반성 아닌 반성을 하고 있다. 겸손한 척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가 종영을 한 이 시점에서, 그의 걱정은 터무니없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요란하게 등장하지 않아도 한 번의 눈빛이나 한 마디의 대사로 송중기는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극의 중심이 돼 드라마를 끝까지 힘 있게 끌고 나갔다. 그결과 팬들은 두 달 내내 송중기에 빠져 있었고, 중국 팬들까지 사로잡으며 대륙의 남자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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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태양의 후예 캡처 |
그럼에도 드라마를 시청한 대다수의 대중들은 ‘유시진같은 대위는 없겠지만, 이상적인 군인이라도 저런 군인이 나오길 바라면서 보는 것 아니냐’며 ‘송중기가 유시진이라는 역할에 잘 녹아들어 유시진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남자배우들에게 군 입대는 치명적인 일이 될 수 있다. 늘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게 일인 그들에게, ‘안 보면 잊혀진다’는 불안감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제대 후 인기가 잠시 주춤한 배우들도 있다. 그러나 송중기는 군 제대와 동시에 인생작이라 불리는 ‘태양의 후예’로 다시 한번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더 이상 활동에 제약을 받을 일도 없다. 유시진은 갔지만, 팬들은 송중기의 승승장구 행보를 지켜보며 새로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