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모든 것은 오해로 시작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이 오해로 인해 한 여자의 인생이 꼬이고, 그에 말려드는 남자의 모습을 속도감 있게 그려내면서 본격적인 로맨스의 시작을 예고했다.
2016년 tvN의 첫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로 관심을 모은 ‘또 오해영’은 오해영(서현진, 전혜빈 분)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와 그들 사이에서 미래를 보기 시작한 남자 박도경(에릭 분)이 미필적 고의로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는 과정을 다루는 작품이다.
3일 첫 방송에서는 결혼을 하루 앞두고 파혼을 당한 여자 해영(서현진 분)과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혼란의 빠지는 도경의 모습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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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식 하루 전날, 자신이 사랑하던 남자 태진(이재윤 분)에게 차인 해영은 그 이후부토 인생이 꼬이게 된다. 부모 등쌀에 못 이겨 나간 선 자리에서 남자는 자신이 안중에도 없는 듯 핸드폰만 바라보는가 하면, 상사 욕을 하다가 매번 걸리기만 한다. 심지어 술을 마시다 뒤로 넘어졌는데 팔이 부러지지 않나, 다 큰 성인남자와 부딪쳤는데 코가 깨져 코피를 흘리는 등 그야말로 최악의 일상을 보내게 됐다.
반면 낮과 밤의 소리 색을 구분할 정도로 까칠하고 예민한 남자 도경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기시감에 고통을 호소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같은 기시감이 기시감으로 끝나지 않고, 자신이 본 환상이 실제로 이뤄지는, 일종의 예지능력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앞으로 닥칠 사고의 순간을 미리 보게 된 도경은 그 가운데에서도 알 수 없는 여자의 모습을 계속 목격하며 힘들어 한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상한 현상에 정신병원을 찾은 도경은 “처음에 기시감 같은 건 줄 알았는데, 기시감과 다른 게 미리 보이는데 정확하게 보인다”며 “그리고 어떤 여자가 보인다. 처음 보는 여자다. 난생 처음 보는 여자인데 꼭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온 여자 같다. 그 여자에 대한 단상이 아무 때나 떠오르는데, 왠지 그 여자와 엄청나게 엮일 것 같은 느낌이다. 이미 엮여 있는 느낌인 거 같기도 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도경이 환상을 통해 만난 여자는 해영. 자신이 환상을 통해 만났던 것처럼 팔에 깁스를 하고 코피를 흘리는 해영을 본 도경은 그녀의 지인을 통해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그녀의 이름이 과거 자신과 결혼을 하려고 했던 오해영(전혜빈 분)과 동명이인 동창이었다는 것이다. 과거 해영과 결혼을 약속했던 도경은 하루 전날 결혼이 취소되는 일이 발생하고, 이후 해영이 태진과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복수심에 불탄 도경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동원해 태진을 망하게 했는데, 알고 보니 태진과 결혼하는 해영은 자신이 알고 있었던 해영과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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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동명이인으로 시작된 오해는 엄청난 파장을 불렀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두 사람을 인연으로 묶었다. 결혼 전 날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로부터 버림을 받은 여자 해영, 그리고 그녀에게 죄책감을 갖게 된 도경이 향후 어떻게 로맨스를 펼쳐갈지 안방극장의 기대를 높였다.
‘또 오해영’에서 주요 키워드가 되는 단어는 ‘동명’ ‘오해’ ‘로맨스’ 세 단어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동명을 오해해서 네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일이 벌어졌는데, 그 일들이 또 다른 로맨스로 이어지는 내용”이라고 말했던 송현욱 PD의 말처럼 ‘또 오해영’ 속 인물들은 말도 안 되는 오해로 얽히고설키며 재미를 더했다.
‘연애 말고 결혼’ ‘슈퍼대디 열’ 등을 통해 보여주었던 송 PD의 감각적인 연출실력은 ‘또 오해영’에서도 빛을 발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영상미는 오해영과 박도경의 관계를 더욱 아름답게 꾸며주었다. 영상 만큼 관심을 끈 것은 사운드였다. 영화 음향감독이라는 극중 도경의 직업에 따라 상처를 받은 여자 오해영이 내는 모든 소리를 도경의 음향작업으로 표현한 ‘또 오해영’은 아름다운 영상 위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소리를 덧입히면서 듣는 맛까지 높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었다. 속도가 빠른 것은 좋으나, 너무 급하게 전개를 펼치다 보니 오해영과 박도경 외의 인물들의 행동에 설득력이 떨어졌던 것이다. ‘띠 동갑 커플’ 박훈(허정민 분)과 윤안나(허영지 분)의 경우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사귀게 됐는지에 대한 정보 없이 갑자기 연인이 되면서 생뚱맞다는 느낌을 주었다. 부분부분 코믹한 요소들은 많았으나, 하나로 정돈되지 못하면서 생긴 산만함도 ‘또 오해영’이 다듬어 나가야 할 숙제로 보였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