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타임머신] ‘불참의 아이콘’ 조세호의 ‘웃픈’ 연대기

1분1초가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본방사수를 외치며 방영일 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만으로 지나간 방송을 다운 받고, 언제든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모든 것이 빨리 흘러가는 현재, 지난 작품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이를 몰랐던 세대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훈 기자] “안재욱 결혼식에 왜 안 왔어?”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김흥국의 한 마디는 개그맨 조세호에게 전성기를 안겨줬다. 누리꾼들은 물론, 지드래곤, 악동뮤지션, 태양 등 수많은 스타들이 이를 패러디하며 호응하고 있다.

과거 조세호를 떠올려보면 지금 이런 인기는 상상하기 힘들다. 굴욕적인 모습과 과한 개그 욕심으로 빈축을 사기 일쑤였다. 꾸지람의 아이콘이었던 조세호는 어떻게 대세 개그맨이 됐을까.

↑ 디자인=이주영

◇‘웃음 충전소-타짱’

조세호는 2001년 SBS 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양배추’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그는 KBS에서 조금씩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 윤석주와 함께 ‘개그콘서트-양배추와 낙지의 생활체조’에 출연하며 조금씩 인지도를 쌓았다.

전 국민이 ‘양배추’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바로 ‘웃음 충전소’의 ‘타짱’이라는 코너에서였다. 먼저 웃는 자가 패배하고 벌칙을 받는 웃음 대결로 ‘완벽한 슬랩스틱 코미디’를 지향했다. 조세호는 불상, 말 탈, 돼지 탈 등 엽기적인 모습으로 5연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다.

◇2009년 8월13일 ‘입대’

인기를 이어가고 있던 조세호에게 한 차례 공백기가 찾아왔다. 바로 입대였다. 그는 김래원과 2009년 8월13일 논산훈련소에 함께 입소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세호에게는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조세호는 김래원과 같은 차량을 타고 훈련소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김래원의 팬들을 비롯한 수많은 인파들이 차량을 둘러쌌다. 차량은 급히 자리를 뜨느라 조세호를 챙기지 못했다. 조세호가 홀로 남아 억울한 표정을 짓는 과정은 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영상’이 됐다.

◇‘코미디 빅리그3’

공익근무를 마친 조세호는 ‘양배추’라는 예명을 벗고 본명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공개 코미디인 tvN ‘코미디 빅리그3’에서 절친 남창희와 함께 팀을 꾸려 대중과 거리감을 줄여나갔다. 이어 ‘올리브 쇼 2012’ ‘토요일 톡리그’ ‘다이아몬드 걸 시즌2’ 등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을 종횡무진 했다.

◇‘별에서 온 그대’

조세호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한류 열풍에 합류했다. 그는 ‘만화방 단골, 동네백수 1’이라는 철수 역할을 맡았고 절친인 남창희는 ‘동네백수 2’로 출연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작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가끔이지만 중국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기회가 됐다.

◇‘렛츠고 시간탐험대’

tvN ‘렛츠고 시간탐험대’는 조세호의 레전드 영상을 가장 만들어낸 예능프로그램이었다. ‘과거의 삶을 직접 체험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출연자들은 제작진이 던져주는 기상천외한 상황에 마주하고 고군분투했다.

조세호는 내시 역할을 맡아 추운 겨울 찬 물에서 숨을 참은 후 부들부들 떨었고 “이게 이렇게 중요한 장면이냐. 자꾸 의문이 든다” “내가 이러려고 태어난 게 아닌데”라며 어이없어했다. 또 제작진의 함정으로 인해 천주교 신자임이 들통 나 물지게를 지게 되자 “두고 보자” “밖에서 만나지 말자”고 분노하는 등 폭소를 유발하는 장면을 다수 만들어냈다.

◇‘세바퀴’

조세호가 ‘불참의 아이콘’이 된 것은 바로 MBC ‘세바퀴’였다. 당시 그는 김흥국이 “안재욱 결혼식에 왜 안왔냐”고 호통을 치자 “모르는 데 어떻게 가냐”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는 크게 회자됐고 최근에는 패러디 포스터까지 만들어지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장면 덕분에 ‘세바퀴’의 고정 출연 기회를 얻었으며 김구라의 전폭적인 지지로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자주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우리 결혼했어요’

예능프로그램에서 웃길 줄만 알았던 조세호는 이제 연애도 하게 됐다. 바로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출연하게 된 것.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던 피에스타 차오루의 남편이 된 조세호는 또 다른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대부분 정형돈-태연 커플처럼 예능적인 요소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렇지만은 않았다. 조세호는 나름의 진지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차오루를 챙겨줬고 차오루 역시 이에 호응, 이제 두 사람은 ‘우결’을 대표하는 커플로 자리 잡았다.

[변두리 퀘스천] 남창희도 조세호처럼 언젠가 빛을 발할까요?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