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디’ 유인나 후임의 필연적인 ‘통과의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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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DJ가 바뀌어서 낯설고 불편하실 수도 있겠지만 조금씩 가깝게 다가갈테니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세요. 재미있게 할테니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한 자리에 머물렀던 이가 그 자리를 떠나는 순간. 아쉬움 속에서도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는 반면, 그 자리를 이어받는 누군가는 시작 전부터 그만큼의 부담이 생기게 마련이다.
비록 ‘오프라인’상 만남은 아니지만 매일 청취자와 소통하며 친밀도가 높은 라디오라는 매체를 통한 만남이라면, 그리고 전직 DJ와 청취자들의 끈끈함이 크면 클수록 후임자의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법. 배우 조윤희가 그 시험대에 올랐다.
조윤희는 8일 방송을 끝으로 프로그램을 하차한 배우 유인나의 후임으로 KBS COOL FM(89.1MHz) ‘볼륨을 높여요’ 새 DJ로 낙점돼 이본, 최강희, 메이비, 나르샤, 유인나로 이어진 미녀 DJ 계보를 잇게 됐다.
청취자는 물론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도 역대급 DJ로 꼽히는 유인나의 바통을 이어받는 이 ‘초짜’ DJ는, 심지어 라디오와 관련된 그 흔한 추억조차 없단다.
하지만 누구보다 꾸밈 없고, 솔직한 그. 여우 같은 곰도, 곰 같은 여우도 아닌 그냥 조윤희다.
생방송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조윤희는 DJ로서 첫 발을 앞둔 긴장과 설렘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무엇보다 DJ는 조윤희가 데뷔 15년 만에 새롭게 시도하는 분야의 활동이다. 최근 온스타일 ‘마이 보디가드’ MC로 나선 데 이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누구나 바랄법한 DJ라는 특별한 자리를 제안 받았다.
조윤희는 “DJ 제안을 받고 당연히 고민을 했다. 겁도 났고, 걱정도 됐는데 주변에서 너무나 적극적으로 꼽아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나 자신을 너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은 내가 모르는 내 매력이 있다고 하더라”며 제안을 수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제작진은 조윤희의 매력으로 인간적인 따뜻함을 꼽았다. 이에 대해 그는 “제작진은 따뜻한 매력을 꼽아주셨지만 내 안에는 차가움도 있다”고 반전 매력을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조용해서 어두운 부분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시는데, 알고 보면 내가 많이 밝아졌다”며 “나만의 밝은 에너지와 따뜻한 매력을 함께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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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라디오와의 접점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신입 DJ로서는 의외의 발언도 했다. 조윤희는 “라디오에 대한 추억은 특별히 없다”며 “운전하면서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내 삶이 너무 단조로워서 특별한 사연이 없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사실 음악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PD님이 도와주시기로 했다. 라디오 진행 하면 친구들도 생길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DJ 유인나가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조윤희가 갖는 부담감은 적지 않지만 그는 본인만의 매력으로 청취자들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조윤희는 “(비교에) 당연히 부담이 있다. DJ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유인나가 잘했기 때문”이라며 “비교를 해보면 한없이 부족하지만, 나만의 개성대로 잘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조윤희는 “애칭은 생각해본 적 없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지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쑥스러워 했다.
‘볼륨을 높여요’ 연출자 이충언 PD는 “미모의 여성들이 DJ를 맡았다”며 “조윤희가 잘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PD는 “과거에는 라디오만으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들을 수 있다”며 “다변화된 라디오 환경에 적합한 DJ가 조윤희라 판단했다
무엇보다 데뷔 후 15년간 예쁜 여배우로만 각인됐던 조윤희가 ‘볼륨을 높여요’를 통해 보여줄 인간적인 매력이 기대를 모은다. 이날 첫 방송에는 최근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유준상이 특별 게스트로 나선다.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