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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SBS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가 올해 시즌6을 끝으로 막을 내리고, 엠넷 '슈퍼스타K'는 '슈퍼스타 2016'으로 새로 단장한다. 최근 몇 년간 쏟아졌던 오디션프로그램도 방송 흐름에 발맞춰 변화해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K팝스타6' 심사위원 박진영은 9일 제작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의 무대나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소모적이고 반복적이었다"며 마지막 시즌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유희열은 "오디션프로그램의 패턴이 반복됐다. 시청자들이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면서 "심사위원들은 같은 말을 되풀이했고, 새로운 참가자들이 나올 시간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첫 선을 보인 'K팝스타'는 올 하반기 방송을 마지막으로 시청자와 작별한다. '더 라스트 찬스'라는 부제처럼 일반인 참가자 외에도 기획사 소속 가수들에게도 경쟁의 기회가 주어진다.
마지막 시즌에서는 우승자가 YG, JYP, 안테나 중 한 곳과 전속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닌 세 기획사의 지원 속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다. 이 기획사들은 우승자의 프로모션과 신곡 작업을 공동으로 맡는다.
지난 1일부터 현장 예선이 진행된 '슈퍼스타K 2016'은 2009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역 현장 예선을 폐지했다. 제작진은 모바일을 통한 지원 접수를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제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2010년 방송된 '슈퍼스타K2'는 마지막회 시청률이 평균 18.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넘어서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엠넷의 효자 프로그램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시즌2를 정점으로 시청률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 시즌에는 1%대를 유지했다.
수많은 가수들의 발판이 됐던 오디션프로그램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K팝스타' 이후 '위대한 탄생' '보이스코리아' 등 비슷한 프로그램이 쏟아져나왔고, 1년 동안 다수의 오디션프로그램이 반복됐다.
이와 관련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반인이 등장해 감동적인 무대를 전하고, 심사위원이 심사하는 패턴들이 대중에게 읽혔다.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 없다. 출연자들이 겹치는 등 이제는 '제 살 파먹기' 식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인 참가자가 가수와 호흡을 맞추는 프로그램의 등장도 오디션프로그램의 새로운 경쟁자가 됐다. 일반인과 가수의 경계가 허물어질수록 오디션프로그램이 가진 특징이 옅어진 것이다.
정 평론가는 "가수와 일반인 실력자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그램의 재미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기존 방식의 감동 코드가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지 못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더는 새로운 참가자를 만나기 어렵다는 것도 오디션프로그램 제작진의 고민이다. 해외에서 참가자들을 찾는 방법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디션프로그램 음원이 차트에서 고전하는 것은 시청자의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박지종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프로그램의 장점이 사라졌다. 신선함은 있지만, 과거 행적이 불거지는 등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제작진이 재미를 끌어내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던 오디션프로그램은 또 다른 형식으로 진화했다. '힙합'이라는 장르를 내세운 '쇼미더머니'와 걸그룹 연습생을 모은 '프로듀스101'과 같은 프로그램이다.
이에 대해 박 평론가는 "조금 더 눈길을 끌 수 있는 참가자가 필요했을 것이다. 기존 연습생이나 소속사 가수들이 나와야 흥미로운 얘기가 만들어진다"며 "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들이 다른 참가자보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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