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배우 안재현이 제대로 ‘물’을 만났다.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2’라는 나영석 PD가 깔아놓은 멍석 위에 겁 없이 덥석 올라간 ‘신인 예능인’ 안재현은 순수함과 사악함, 다정다감함과 짓궂은 장난기를 동시에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이제 곧 아내가 될 연인 구혜선을 향한 달달한 사랑고백은 비단 구님(구혜선을 부르는 안재현의 애칭) 뿐 아니라 뭇 여성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는 중이다.
안재현은 배우로 데뷔하기 전 각종 패션쇼와 화보촬영을 휩쓸며 모델 업계에서 알아주는 톱모델이었다. “데뷔 초 성형하자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라던 안재현의 말처럼 쌍꺼풀 없는 두 눈을 가진 안재현은 사회에서 흔히 규정짓는 ‘정석 미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끝없는 자기관리와 노력을 통해 모델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자신의 단점인 무쌍꺼풀 마저 평범한 듯 아닌 듯 묘한 매력으로 바꾸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나갔다. 실제 안재현은 배우로 데뷔하기 전 ‘실제 남친짤의 주인공’으로 뭇 여성들의 사랑을 받았다.
톱모델 안재현을 배우의 길로 이끈 작품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였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택배맨’으로 활약하면서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 후 여러 곳에서 작품 제의를 받았던 안재현이었지만, 스스로가 작품 데뷔를 거절해 왔었다.
“연기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많이 받았지만, 저는 모델로서 먼저 크게 성정하고 싶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저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별그대’ 장태유 감독님이 설득을 해주셔서 운이 좋게 좋은 작품에 배우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부자연스럽고 어색했지만, 점점 연기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됐고 저를 믿어주시는 분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2014년 8월 MBN스타 인터뷰 中)
그렇게 시작한 연기는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 영화 ‘패션왕’으로까지 이어졌다. 신인 배우인 만큼 훌륭하다 말하기는 어려웠으나, 몰입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소화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갔다.
하지만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던가. 배우 데뷔 1년 만에 한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으로 파격 캐스팅된 안재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영기의 대명사’로 꼽히게 됐다. 그 작품은 안재현에게 있어 운명이 된 드라마 ‘블러드’였다. 뱀파이어 의사의 이야기를 다루는 ‘블러드’에서 안재현은 이미지만 놓고 봤을 때 창백하게 질린 것만 같은 하얀 피부와 날카로운 얼굴은 마치 맞춤옷처럼 잘 어울렸다. 다만 문제는 원톱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이끌 만큼 안재현의 연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설픈 표정과 정확하지 않은 발성은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렸고, 그의 아쉬운 연기는 이내 안방극장의 지탄을 불렀다.
‘블러드’에서 안재현이 더욱 비판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함께 출연했던 상대배우 구혜선 또한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다는 것이다. 남녀 주인공 모두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면서 ‘블러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고, 결국 ‘블러드’라는 작품은 안재현과 구혜선이라는 ‘안습커플’만 남긴 채 대중의 기억 속에 사라지는 듯했다.
“이상형은 눈이 크고 해맑은 여자요. 또 잘 웃었으면 좋겠고 레드립이 잘 어울렸으면 좋겠어요. (패션감각도 뛰어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건 전혀 필요 없어요. 여자친구라면 뭘 입어도 제 눈에 예쁠 것 같아요” (2014년11월 SBS funE 인터뷰 中)
하지만 누가 알았을까. 정확히 1년 뒤에 사람들의 입에 ‘블러드’라는 이름이 다시 올라올지. ‘블러드’ 출연 당시 맘고생을 겪었던 안재현과 구혜선은 서로를 위로하며 의지했고, 이후 이는 연애감정으로 발전하게 됐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자신의 이상형과 만난 안재현은 그렇게 1년간 비밀리에 열애를 이어오다가, ‘꿀 떨어지는’ 데이트 현장을 포착한 매체에 의해 열애사실을 알리게 된다.
열애사실을 감추기 급급한 다른 이들과는 달리 빠른 열애 인정으로 대중의 호감을 얻은 안재현과 구혜선은 그로부터 한 달 후 결혼 소식을 통해 또 한 번 사람들의 관심을 얻게 된다. 5월21일 부부의 날 결혼식을 올리는데, 화려한 예식 대신 그 돈을 소아병동에 모두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기부를 통해 사랑을 실천한 안재현-구혜선 커플은 ‘개념커플’로 재조명됐고, 이를 통해 또 다시 오름세를 탄 안재현은 ‘신서유기2’와 만나면서 완벽한 비상에 성공했다.
“이승기와 올 초에 촬영을 한 번 더 하려고 했지만, 군대를 가야 하더라고요. 이후 후임 회의를 많이 했는데, 내렸던 결론은 이승기의 후임을 뽑는 건 불가능하다였습니다. 대체 인물을 못 찾을 바에 아예 새로운 인물을 찾자 싶었고, 그게 바로 안재현이었죠. 이승기의 추천도 있었고, 예능도 많이 하지 않았고, 얼굴도 신선하고, 직접 만나 말을 해보니 심성도 바른 친구였어요 안재현은. 그래서 모험을 하자는 생각에 캐스팅을 하게 됐죠”(2016년 4월 ‘신서유기2’ 제작발표회, 나영석 PD)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통해 만난 이승기의 추천으로 ‘신서유기2’에 합류하게 된 안재현은 처음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빠르게 예능프로그램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방송 초반 나 PD로부터 “지식이 많지 않아서 그렇지 애는 착하다”라는 말을 들었던 안재현은 형들과 친해진 중반부터 미션 우승을 위해 매직을 훔치면서 남다른 승부욕을 드러낸 것이다. 이후 승리를 위해 이중 트랩을 설치하고, 미션을 반사하는 등 점점 ‘형들 잡는 막내’의 실체를 드러낸 안재현은 ‘예능의 대부’ 나 PD마저 “포켓몬도 아닌 것이 계속 진화 한다”고 인정할 정도로 남다른 예능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만큼 여전히 배우 안재현이 가야할 길은 멀다. 그럼에도 안재현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은 비난 보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앞으로 그가 펼칠 활약에 대한 기대를 보내고 있다. 모델로 활동할 당시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로 자신이 목표를 이뤄왔던 안재현이기에 앞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생각이 진지하다는 평이 이어지는 것 또한 안재현의 성장을 기대케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안재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많은 이들은 그에 대해 ‘진지하고 바른 청년’이라는 평가를 내 놓고 있다. 이 같은 사람들의 평가를 증명하듯 2009년 모델로 데뷔한 이후 자신의 힘으로 차근차근 현재의 자리까지 오른 안재현. 예능으로 활짝 피어난 안재현이 앞으로 걸어 나갈 미래의 날씨는 ‘맑음’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