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언어의 마술사’ 노희경 작가가 ‘꼰대’들의 이야기를 들고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꼰대’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돌아온 노희경 작가는 가벼운 듯 묵직한 인생 찬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13일 첫 방송된 ‘디어 마이 프렌즈’는 완의 시선으로 보는 엄마 난희(고두심 분)의 동문회 현장이 펼쳐졌다.
앞서 음주운전으로 면허를 상실한 난희는 딸인 완이에게 희자(김혜자 분)와 정아(나문희 분)을 데리고 운전 좀 해 달라고 부탁했고, 완은 싫다며 다강력하게 거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완을 따라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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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과거 절친이었다가 악연이 된 영원(박원숙 분)과 난희의 갈등도 그려졌다. 영원은 과거 난희의 남편이 다른 여자와 내연관계에 빠져있음을 알았어도 이를 난희에게 전하지 않았을뿐더러, 심지어 의심하는 난희를 보며 “그들은 그런 관계 아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모든 사실이 밝혀지자마자 이후 난희와 영원은 절친에서 둘 도 없는 앙숙으로 갈라서게 됐다.
참고 지냈던 난희의 감정은 동문회에서 영원을 보면서 폭발했고, 결국 이는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사람들이 지나간 후 잠잠해 질 줄 알았던 동문회장은 난희와 영원의 몸싸움으로 큰 소동이 벌어졌고, 여기에 난희의 엄마(김영옥)까지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다. 1화의 부제목인 ‘미안하지만, 난 당신들이 궁금하지 않아요’에 딱 맞는 현장이었다.
노년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디어 마이 프렌즈’는 요즘 트렌드에서 한참은 벗어난 드라마임에 틀림없다. 극 초반 “엄마 친구들의 이야기를 써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난희의 질문에 완이 “안물, 안궁.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다. 누가 요즘 돈을 내고 꼰대들의 이야기를 보냐”고 말 한 것처럼 젊은 세대에 있어 ‘꼰대’들의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는 다소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내용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디어 마이 프렌즈’가 흥미로운 것은 근본적으로 삶과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꽃보다 아름다워’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의 작품을 통해 섬세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우리의 인생 이야기를 해왔던 노 작가의 장점은 ‘디어 마이 프렌즈’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를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잔소리와 사생활 간섭을 쏟아내는 꼰대들의 모습에 불평불만, 그리고 내숭을 늘어놓는 37세 ‘난희의 개딸’ 완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젊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렇다고 꼰대들이 마냥 밉지 않다. 너무나도 우리 주위의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과 닮아 있기에 불편함 보다는 웃음이 먼저 터져 나온다. 노 작가는 자칫 고리타분하고 불편할 수도 있는 꼰대들의 이이야기에 적절한 현실과 판타지를 실어주면서 웃음과 공감의 균형 잡기에 성공했다.
자극적인 설정이 난무하는 ‘막장드라마’가 인기를 받는 시대에서 노년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디어 마이 프렌즈’는 흥행요소가 전혀 없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안방극장은 ‘디어 마이 프렌즈’의 출연을 반기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희경 작가’의 마법이 통한 순간이었다.
한편 ‘디어 마이 프렌즈’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30분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