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에는 ‘곡성’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곡성’(哭聲)이 공개된 후, 그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언론시사회 이후 들려온 호평으로 관객들의 기대감은 높아져갔고, 개봉 한 이후에는 영화의 의미를 찾아내려는 사람들의 궁금증으로 가득 채워졌다.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보다 더 화제가 되는 게 ‘곡성’을 만든 이유 그리고 영화 속 소재들이 가진 의미들에 대한 답이었다. 전야 개봉을 합쳐 개봉 3일째 되던 날 나홍진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 영화가 왜 이렇게 되냐면, 이런 저런 해석으로 보게끔 만든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 말씀을 계속 드리고 싶다. 표면적인 플롯은 명확하다. 근데 영화 안에 뭔가를 심어 놓으니까 관객 분들은 ‘저 놈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은데 그게 뭐냐’를 얘기하려고 하시는 것 같다. 물론 내 입장의 이야기도 있다. 내 생각도 있다. 근데 관객 분들이 다르게 보셨다면 그게 옳은 거라는 거다. 그런 해석들이 어떻게 하셔도 난 그 해석에 지지는 한다. 그런 분들의 의견을 진심으로 지지한다.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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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현지 기자 |
‘곡성’이 첫 시사회에서 공개된 후 호평의 리뷰들이 쏟아져 나왔고, 한 평론가의 별점이 이례적인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그만큼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 정도는 절대 예상을 못 했다. 나보고 더 영화를 찍지 말라는 이야기 아니냐(웃음). 영화 이제 그만 찍으라는 이야기로 해석하면 되는 거냐. 기대를 뛰어넘었다. 사실 정말 긴장을 많이 했었다. 오랫동안 준비해서 더 긴장되는 것도 있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다음 작품은 또 뭘 하라고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일러와의 전쟁을 선포할 만큼, ‘곡성’은 관객들을 현혹시키며 결말 부분에선 충격을 선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끝난 후에 관객들은 ‘곡성’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고,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곡성’의 수많은 해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키워드를 통해 이런 해석들에 대한 나홍진 감독의 이야기를 직접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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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현지 기자 |
◇ ‘곡성’은 일제강점기 시대를 비유한 영화다?
“관객들의 반응이나 해석을 나도 보고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는 아니다. 일제강점기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내 의도에는 없었다. 그냥 사회적 분위기를 담은 영화다”
◇ 시나리오 상의 결말은 영화의 엔딩과 다르다. (시나리오 엔딩: 일광이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있다. 이때 외지인이 같은 차의 운전석 문을 열고 앉으면서 두 사람이 교차된다. 이후 자동차는 도로에 서있는 무명을 그대로 뚫고 지나간다. 이후 무명을 뚫고 지나간 자동차가 전복되면서 끝이 난다.)
“만약 관객들이 너무 열려있다면, 보험으로 있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구가 있기도 했다. 촬영을 했고, 이후 편집을 하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론 내가 보기엔 이 장면은 중언(重言)이었다. 어차피 이 영화의 엔딩은 뭘 선택을 해도 비슷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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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현지 기자 |
◇무명
“영화가 끝나고 나면 관객들은 무명이 ‘선이냐 악이냐’ ‘사람이냐 귀신이냐’를 논의하실 거다. 무명을 보고 관객이 하는 질문은, 결국 신에 여쭙고 싶은 질문이었던 것 같다”
“‘도대체 당신은 선입니까 악입니까. 존재는 하시는 겁니까. 존재하신다면 왜 방관만 하십니까’를 물어보고 싶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쭈그려 앉은 무명의 초라함, 외로움의 느낌이 그런 느낌이었다. 그게 신의 모습이 아닐까.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더 필요한 게 신이 아닐까 싶었다. 신이 있다면 좀 더 인간미 넘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무명은 무명(無名 이름이 없다)는 뜻이다. 또한 무명이 여자인 이유는 한국에 신이 있다면 꼭 여자일 것만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무명이 차에 치인 외지인을 내려다보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동굴신, 외지인의 정체
“일본인과 부제의 이야기가 후반에 나오는데, 이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다. 버려라. 내가 교차만 해 놓은 것뿐이지 부제의 이야기이고, 종구와는 무관하다”
“1. 메시아가 악마의 형상을 하고 자신의 제자에게 말을 한다. 제자가 그 말을 듣고 ‘주여’ 라고 경배를 하는데,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다.
2. 악마가 예수의 말을 갖고 인용하면서 제자를 조롱한다. 겁에 질린 제자는 악마의 모습을 보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향해 ‘주여’라고 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이건 보는 사람의 마음이다. 그래서 나 자신이 어떤 곳에 마음이 가있느냐가 문제인 거다. 내가 어느 위치에서 있느냐가 결정을 할 것이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