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대세’라고 불리던 세 명의 개그맨이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텔레비전만 켜면 가장 쉽게 볼 수 있었던 그들은 이제 ‘악동’이라는 수식어로도 허용할 수 없는 선을 넘었다.
옹달샘은 KBS 공채 개그맨 출신 개그 팀으로 90년생 동갑내기 유세윤-유상무, 89년생 장동민이 소속되어 있다. 그리고 수많은 구설수에 휘말리며 대중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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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1999년 ‘동아방송대 입학’
옹달샘은 1999년 동아방송대학교에서 99학번 동기로서 처음 만났다. 옹달샘이라는 이름은 1학년 재학 당시 동아리 모집하는 것을 보고 가짜 동아리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세 사람은 옹달샘 이라는 이름으로 ‘여러분의 학점을 책임진다’는 슬로건을 걸었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화투를 쳤다. 세 사람은 학교에서 유명인사가 됐고 이는 개그맨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2004년 ‘KBS 공채 개그맨 합격’
한 차례 개그맨 시험에 낙방한 세 사람은 대학로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4년 다시 한 번 재도전, ‘네비게이션’을 주제로 한 콩트를 선보였다. ‘네비게이션’은 당시 새로운 소재였고 이는 세 사람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만들어줬다.
‘개그콘서트’ 데뷔무대에서 장동민은 네비이션, 유세윤은 운전자, 유상무는 탑승객을 연기했다. 네비게이션이 하는 말에 유세윤과 유상무는 우왕좌왕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이후 그들은 다양한 코너를 통해 활약하며 대중과 친숙해졌다. 함께 할 때도, 혹은 각자 활동 할 때도 그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개성은 빛을 발했다.
◇2008년 ‘할매가 뿔났다’
멤버들은 몬스터, 설인범, 경비아저씨, 전국 1등 등 수많은 캐릭터로 사랑받았고 다시 한 번 ‘할매가 뿔났다’로 뭉쳤다. ‘네이게이션’이 그들의 데뷔작이었다면 ‘할매가 뿔났다’는 세 사람이 함께해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코너다.
장동민은 불같은 성격의 할머니, 유상무는 한없이 당하기만 하는 무능력한 할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유세윤은 두 사람이 키우는 철없는 손자로 무심코 뱉는 말은 유상무-장동민을 당황시켰다.
‘할매가 뿔났다’는 한동안 소재의 부재로 ‘재미없다’는 쓴 소리를 듣고 있던 ‘개그콘서트’에게 다시 한 번 전성기를 안겨줬다. 하지만 유세윤 콩트 속 행동이 폐륜에 가깝다는 지적도 함께했다.
◇2011년 ‘코미디 빅리그’
멤버들은 ‘개그콘서트’가 아닌 다양한 곳에서 활동했다.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홀로 출연했을 때는 자신만의 매력으로, 함께 출연하게 됐을 때는 서로를 향한 폭로와 우정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후 다시 한 자리에 뭉친 것은 ‘코미디 빅리그’였다. 장동민-유세윤-유상무는 ‘옹달샘’이라는 팀 이름으로 콩트 대전에 참여했다. 당시 선보였던 코너는 ‘기막힌 서커스’로 장동민과 유세윤이 두 가지 동물을 합성한 복장으로 등장했다.
개와 새를 합친 ‘개새’, 옷을 한 꺼풀씩 벗으며 적응하는 카멜레온 등 신선한 소제가 가득했고 최종우승으로 1억 원의 상금을 획득하는 영광을 누렸다. ‘옹달샘’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순간이었다.
◇2013년 ‘유세윤 음주운전’
2013년, 모든 게 순탄할 것만 같던 옹달샘에게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유세윤의 음주운전이다. 유세윤은 술을 마시고 직접 차를 운전해 경찰서에 자수하는, 상상하기 힘든 일을 벌이고 말았다.
그는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웃어넘길 수도 있었지만 결국 음주운전은 음주운전이었던 셈이므로 몇몇 사람들의 비난을 샀다. 유세윤은 음주운전 후 자수를 했던 이유에 대해 “쉬고 싶었던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
유세윤의 음주운전 이후 한동안 조용했던 옹달샘에게 다시 한 번 커다란 논란이 불거졌다. 바로 장동민의 ‘여성 혐오-삼풍백화점 생존자’ 비하 발언이었다.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흥에 겨웠던 장동민은 “여자들은 멍청해서 안 된다”는 말을 했고 삼풍백화점 생존자를 오줌 먹는 동호회 창시자라고 칭했다.
이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사과까지 하게 됐다. 장동민은 “웃기려는 욕심이 과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자숙은 없었다. “건강한 웃음으로 보답하겠다”는 말과 함께 옹달샘은 활동을 계속했다.
◇2016년 장동민 ‘충청도의 힘’ 논란-유상무 ‘성폭행 혐의’
장동민은 지난 4월3일 tvN ‘코미디빅리그-충청도의 힘’에서 조숙한 어린이 역을 맡아 편부모 가정 아이에게 “오늘 며칠이냐.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다”라고 대사를 건넸다. 이에 한부모 가정 권익단체인 차별 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은 고소장을 제출했고 장동민은 사과와 함께 ‘코미디 빅리그’에서 하차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장동민을 비롯, 옹달샘을 옹호하는 여론도 존재했다. 콩트는 콩트일 뿐, 장동민은 대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또 선행을 이어왔던 유상무의 이미지도 좋았기 때문에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리고 유상무의 ‘성폭행 혐의’가 온라인을 달궜다.
1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새벽 3시께 20대 여성 A씨가 유상무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몇 시간 후 A씨는 피혐의자(유상무) 모두 조사를 받지는 않은 상황에서 신고를 취소했다.
이후 유상무는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고자는 여자 친구”라며 “여자친구가 술이 많이 취해서 어쩌다 신고를 했다. 이번 일은 어떤 큰 사건이라고 보기보다 술자리 해프닝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으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돌연 취소 신고를 번복했고 “유상무의 여자친구가 아니다”라고 태도를 바꿨다. 그리고 A씨와 유상무가 사건 4일 전 SNS를 통해 만났다는 경찰의 수사 과정이 보도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대중의 시선을 싸늘하다. ‘이쯤 되면 근묵자흑’이라는 말부터 ‘소름 끼친다’는 반응까지 이어지고 있다.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사건이 어떻게 종결되더라도 유상무를 비롯한 옹달샘 멤버들은 계속된 구설수에 휘말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말았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