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개그우먼 맹승지의 개그는 ‘행복 그 자체’다.
맹승지는 지난 3월 SBS ‘웃찾사’에서 첫 무대를 가졌다. 나몰라 패밀리와 함께 코너 ‘러브 다이너마이트’에 출연하며 개그 무대 복귀를 알린 것. 맹승지는 이에 대해 “그저 행복하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2년 만에 개그우먼이라는 ‘정체성’을 찾은 그는 어느 때보다 행복하게 개그를 하고 있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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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SBS |
Q. ‘웃찾사’ 출연하는 소감은 어떤가.
A. SBS ‘웃찾사’ 무대가 방송된 건 3월부터였고, 지난해 12월부터는 꾸준히 대학로에 있는 ‘웃찾사’ 공연장 무대에 올랐다. 일단 소감은 ‘행복’하다.(웃음) 방송사가 바뀌면 ‘텃세 없냐’부터 시작해서 ‘어렵지 않냐’까지 다양한 걱정을 해주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것 전혀 없이 사람들도 정말 좋고 행복하다.
제가 개그우먼 된 지 3년 됐는데 1년 MBC에서 개그하고, 2년은 개그를 쉬었다. 그리고 올해에 다시 개그 무대에 올랐다. 그래서 뭐든지 다 좋게 보이는 것 같다. 에너지도 넘치고. 개그를 정말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Q. 현재 ‘러브 다이너마이트’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인가. 나몰라 패밀리와의 호흡은 어떤가.
A. 선배님들께서 제게 함께 하자고 먼저 말씀해주셨다. 나몰라 패밀리 오빠들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들이었기 때문에 ‘우리 코너 하는데 잠깐 해볼래’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제가 들어갈 캐릭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공연장에서 여러 캐릭터로 ‘실험’을 거쳤는데 지금의 제 역할이 가장 괜찮다는 판단이 모여 결정이 됐다. 다른 남자 캐릭터들과의 조화를 많이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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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SBS |
나몰라패밀리를 비롯한 코너를 같이 하는 분들과의 호흡은 그야말로 최고.(웃음) 하루에 백 번은 웃는 것 같다. 원래 잘 웃는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이 코너 하면서 많이 웃어서 건강해진 기분이다. 원래 많은 개그맨들이 코너를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짜야 해서 코너 짤 때에는 웃음기 쏙 빼고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오빠들은 웃음이 넘치는 스타일이라서 회의를 할 때도 화목하고 늘 웃는다. 제게도 늘 잘해주셔서 ‘기대에 부응해야지’라는 욕심도 생긴다.
Q. ‘좋다’는 단어가 셀 수 없이 나온다. 만족도가 엄청난 것 같다. 방송사 마다 웃음 코드도 다르기 때문에 걱정도 많았을 텐데.
A. 개그맨 처음 됐을 때 ‘내 꿈이 시작됐어!’ 이런 웅장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 때 그 기분이다. 저도 이렇게 만족도가 클 줄 몰랐다. 사실 모르는 개그맨 분들도 많고, 다시 시작하는 건데 힘들지 않겠냐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시청자와 개그맨 간의, 개그맨 선후배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잘 된다. 그래서 걱정하는 바가 전혀 없었다.
사실 저 스스로는 걱정을 안 했다. ‘웃찾사’ 들어오기 전에 모니터링을 계속 했다. 저는 이 코드가 잘 맞는 건지 정말 웃기고 재밌더라. ‘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웃찾사’의 코드가 제게 안 맞고 그랬으면 걱정이 됐을 텐데 ‘저 코너 재밌다’고 생각한 것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따로 걱정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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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SBS |
공연장이 따로 있으니 관객들과의 소통도 정말 잘 되고, 선후배 사이에서도 의견 수렴이 잘 된다. 동료들도 정말 재밌다고 많이 해주고. 그래서 매일 같이 웃는다. 한창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에는 피부도 정말 안 좋았는데 ‘웃음이 만병통치약’이란 말이 진짜인건지 피부가 확 좋아졌다. 진짜 이게 천국이지 싶다.(웃음) 자신감도 많이 늘었다.
Q. 본래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고 들었다. 개그우먼이 된 계기는 무엇인지. 연극 무대로 다시 돌아가야겠단 생각은 안 해봤나.
A. 23살 때 컬투 패밀리 공연장에서 공연을 했고, 그 이후에는 꾸준히 연극을 했다. 코미디극인 ‘보잉보잉’을 한 4년 정도 했다. 원래의 꿈은 개그맨이어서 코미디연기학과를 갔고, 23살 때까지 개그맨 시험을 봤다. 계속 시험은 떨어지고, ‘난 아직 어린데’란 생각이 드니 코미디 말고도 하고 싶은 걸 일단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연극 무대를 찾아갔다.
그러다가 방송개그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개그맨 시험에 다시 도전했고, 2013년 MBC에서 개그맨으로 데뷔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 신인 개그맨 되고 나서는 수입도 반으로 줄었고, 적응도 쉽게 안 돼서 접어야겠단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개그맨 시험은 30살 넘으면 일단 지원이 불가능했다.(웃음) 그래서 젊었을 때 빨리 해봐야 한단 마음이 커서 계속 버텼던 것 같다.
Q. 그렇게 원하던 개그를 하는데, ‘섹시’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다양한 캐릭터를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아쉽지 않나.
A. 많이 아쉽다. 제가 MBC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프로그램이 없어졌고 해서 제가 개그를 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거의 없었을 거다. 그래서 더욱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고. 제가 결코 ‘예쁜 연기’를 추구하는 건 아니다.(웃음) 망가지는 역할도 MBC에서 꽤나 많이 했다. 제가 망가지는 걸 싫어하고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그건 아니다’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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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SBS |
망가지는 역할에는 배제되는 게 있긴 하다. ‘못할 것이다’ ‘안할 것이다’라는 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시켜주시면 잘 할 자신 있는데. ‘못해요’ 하지도 않고, 할 의욕도 다분하다. 다른 분들이 안 시켜주시니까 제가 직접 코너를 짜볼까 생각 중이다. 이제 ‘나의 개그’를 보여줄 때가 됐다.(웃음)
‘섹시한 이미지’라는 게 사실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뭐랄까. 그게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건 안다. 제 친구들은 ‘너 진짜 웃긴 앤데 왜 사람들은 널 새침데기로 보는지 모르겠어’라는 말을 한다. ‘뾰족해보인다’란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스스로도 많이 노력한다. ‘섹시’ 캐릭터를 하는 건 외형적으로 어울리기도 하고.(웃음) 무엇보다 (홍)윤화나 (홍)현희 언니처럼 정말 캐릭터가 센 개그우먼들이 많다. 그래서 제가 그런 ‘웃긴 캐릭터’를 못 맡는 거다.
더불어 코너에는 어우러지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러브 다이너마이트’란 코너에서 제가 웃기게 하면 진짜 웃겨야 하는 다른 캐릭터들이 안 웃긴다. 개그맨들에게 ‘스스로의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사람들이 ‘방송인’ ‘예능인’ ‘리포터’와 같은 말로 부르기도 한다.
A. 저는 심지어 ‘로드걸 맹승지’란 말도 따라 붙는다.(웃음) 다른 분들이 물어보면 전 ‘개그우먼이죠’라고 답한다. 무엇보다 나를 수식하는 ‘수식어’가 잘못 붙는 게 싫었다. 그럴수록 ‘빨리 개그해야지’라는 마음이 커졌다. 지금은 ‘웃찾사’에 출연하니 ‘본업’을 하고 있는 상태고, 자신 있게 ‘개그우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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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SBS |
제가 개그 무대에 안 설 때는 사람들이 ‘요즘 뭐해요’ 물어보면 제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먹방하고 있어요’ 이런 말을 했다. 요즘에는 ‘저 개그해요’ ‘나 웃찾사 해’라고 말한다. 제 대표 프로그램을 말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오히려 ‘요즘 뭐해요’ 물어보면 ‘웃찾사 안 보셨어요?’라고 말한다.(웃음)
Q. 앞으로 어떤 개그우먼이 되고 싶나.
A. 요즘엔 개그할 맛이 난다. 이제야 시작이란 생각도 들고. 전진하지 않으면 웃기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다. 전진을 하면서, 계속 웃겨야 한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니 더 시간을 투자해서 잘 해보고 싶다. 전엔 제가 ‘웃기는 역할’이 아니어서 개그적으로 부담감이 있었다. 무엇으로라도 날 각인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하지만 지금은 개그를 하는 게 재밌고, 아이디어를 짜고, 공연장에 서는 게 재밌어서 그런 생각은 안 한다.
다른 방향으로 보면, 저는 색깔 진한 개그우먼들과는 또 다른 색깔이 있는 것도 같다. 그런 걸 좀 살려보고 싶다. 사람들이 봤을 때 ‘쟤는 못 웃길 것 같아’란 생각을 하는데 아직 저에 대한 신뢰를 쌓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믿고 보는 개그우먼, 신뢰가 가는 개그우먼으로 성장하고 싶다. 사람들에게 ‘맹승지 나오면 재밌어’라고 말하듯 ‘보기만 해도 웃긴’ 개그우먼이 꼭 되고 싶다.
맹승지는 2013년 MBC 20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며, 2013년 MBC 방송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본래 MBC ‘코미디에 빠지다’ 등 MBC를 주축으로 활동했지만, 최근에는 SBS로 거점을 옮겨 3월부터 ‘웃찾사’에서 활동 중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