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자기비하와 이른바 ‘병맛’으로 관철된 Ment ‘음악의신2’는 심의결과에 대처하는 자세마저 ‘음악의신2’스러웠다.
9일 방송된 Mnet ‘음악의신2’는 시작부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관계자 경고 및 경고 조치에 대해 언급하며, 그동안 프로그램의 문제로 지적됐던 모자이크와 묵음처리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부딪쳤다.
깊은 한숨을 내쉬는 이상민의 모습을 포커스로 잡으면서 심의에 대해 언급한 ‘음악의신2’는 “이 프로그램 쓰레기네”라고 소리치는 탁재훈을 통해 자기비하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20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음악의신2’를 안건으로 상정한 방심의는 방송에 부적합한 비속어 사용, 부적절한 장면(입에 넣었던 탁구공을 여성 출연진에게 뱉는 장면),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 욕설 등을 문제 삼았다. 이날 ‘음악의신2’가 받은 심의 결과는 제작진 징계와 주의 경고조치였다.
이에 Mnet 측은 심의위의 의견을 수용하면서도 “과도한 연출이 시청자와 관계자에게 불편을 끼쳐 이 자리에 나왔다. 하지만 ‘음악의신2’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블랙코미디와 풍자를 녹여낸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과도했던 연출에 관련해선 앞으로 시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의를 받은 이후 ‘음악의신2’에서는 특유의 ‘병맛코드’로 꼽히는 자기비하와 거침없는 발언들이 모두 묵음처리 될 뿐 아니라 모자이크까지 되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는 품위를 저해하는 비속어와 욕설을 제재한 것은 좋으나, 가장 큰 문제로는 ‘음악의신2’에서 제작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CIVA와 그의 팬클럽 씨바라기를 더 이상 부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특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방심위의 심의는 도리어 프로그램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고, 이로 인해 ‘음악의신2’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음악의신2’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어 허구의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가공한 모큐멘터리(페이크다큐)인 ‘음악의신2’은 이상민을 앞세워 “부도덕한 제작신을 대신해 제가 대책을 세워야겠다”며 자기비하 개그를 선보인 것이다. ‘음악의신2’ 내 최고의 포커페이스와 천연덕스러움을 보여주고 있는 이상민과 백영광이 가세하면서 ‘음악의신2’ 심의를 이용한 자학은 더욱 커졌다. 이상민에게 방귀냄새를 던지고, 경리에게는 스펀지볼을 내뱉어서 심의에 올랐던 백영광은 “그게 다 불쾌감을 주는 행동이다. 그런 걸 조심해야 한다”는 이상민의 충고에 “대표님들도 불쾌감을 줘서 3년 동안 못 나왔잖아요”라고 받아치며 현장을 박장대소케 했다. 앞서 탁재훈은 불법 스포츠 도박 논란으로 이상민은 사업에 실패하면서 자숙의 시간을 보낸 바 있다. “너도 쉬라. 상쾌함을 주고 싶으면”는 탁재훈의 말은 더욱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경리가 가세하면서 ‘음악의신2’의 자기비하와 더불어 풍자는 더욱 극대화됐다. 경리는 개인인터뷰 시간 “영광 오빠가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말하더니 “그러니ᄁᆞ 욕이 아니고…”라며 시발점의 ‘시발’을 묵음처리하면서 웃음과 더불어 과도한 방심의의 심의에 반발한 것이다.
“사실은 저도 진짜 피해자이다. 이렇게 저질스러운 프로그램인지 미리 알았으면 저도 출연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한 탁재훈은 “앞으로는 제가 ‘음악의신’을 정화시키는 브레옥잠이 되겠다”고 말하며 심의논란에 대해 방점을 찍었다.
묵음처리 됐던 CIVA역시 씨아이브이에이(C.I.V.A)라고 말하며 방심의의 심의에 맞섰으며, 문제가 됐던 팬클럽 ‘씨바파파’와 ‘씨뱅’ ‘씨바라기’의 뜻을 다시 한 번 설명하며 모든 것이 욕설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방심의의 제재를 받았음에도, 도리어 이를 역으로 활용해 웃음을 주었던 ‘음악의신2’는 제작진이 마련한 대본과 출연진들이 펼치는 연기, 애드리브가 제대로 만나며 특유의 B급 개그코드를 제대로 살렸다. “프로그램 고유 아이덴티티를 살리며 방송심의규정과 시청자의 정서를 고려해 더욱 성숙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는 제작진의 입장이 프로그램에 제대로 녹아든 것이다.
방송위의 심의로 ‘노잼’의 위기에서 떨었던 ‘음악의신2’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위기를 타파하며, 심의가 결코 프로그램 고유의 재미를 해칠 수 없음을 증명해 보였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