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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다섯'은 워킹맘(사회활동과 가정을 병행하는 엄마)과 프랜대디(친구와 같은 아빠)의 재혼을 다룬다. 한국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라고 보였지만, 주말드라마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아이가다섯'은 아내를 사별한 이상태(안재욱 분)와 전 남편이 자신의 친구와 재혼한 안미정(소유진)의 사랑을 그린다. 이들은 함께 직장 동료로 만난 뒤 점차 마음을 열었고, 재혼을 결심했다.
12일 방송에서는 이상태가 어머니인 오미숙(박혜숙)과 죽은 아내의 장모인 박옥순(송옥숙)에게 안미정과 재혼한 뒤에도 아이들을 맡아키울 것이라고 했다. 이상태와 안미정이 다른 이들의 시선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재혼'을 넘어 '육아'를 통해 가족들과 갈등을 겪었다.
그동안 KBS 주말드라마는 가정을 책임지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향한 애정을 다뤄왔다. '가족끼리 왜 이래' '파랑새의 집' '부탁해요, 엄마'는 젊은 세대보다는 중장년층의 고민을 다루면서 전연령층에서 사랑받았다.
'아이가다섯'은 가족이 중심이 되는 줄거리를 유지하되, 그 중심축을 재혼으로 삼았다. 황혼기의 커플이 재혼을 꿈꾸는 뻔한 이야기에서 벗어나 30대 중후반 직장인의 재혼을 다뤄 우리 사회의 모습을 대변했다.
작품이 시작되기 전에는 '아이가다섯'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가족들이 모여 시청하는 주말 저녁 시간 때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들이었다. 그러나 '아이가다섯'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지난달 15일 방송에서는 자체 최고 기록인 31%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아이가다섯'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재혼을 좋지 않게 보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재혼을 받아들이는 상황이 된 듯하다. 작품도 좋지만, 시대적인 흐름도 잘 탄 듯하다"고 말했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와 '연애의 발견'을 집필한 정현정 작가의 유쾌하면서 감동적인 극본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 주인공의 갈등과 집안의 반대에 부딪히는 상황을 되풀이 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줄거리를 진행했다.
안재욱 소유진의 웃음 가득한 연기와 주변 인물들의 투닥거리는 사랑 얘기도 극을 무겁지 않게 했다. 사회적으로 심각할 수 있는 '재혼'이라는 주제를 가벼
사회적인 시선과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재혼은 '아이가다섯'을 통해 비난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 그 속에도 따뜻한 기운이 감돌 수 있다고 전해졌다. 무턱대고 손가락질 받았던 재혼도 어느덧 우리의 삶과 드라마 속에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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