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키 플레이어’가 된 배우 임세미. 처음엔 그저 남자 주인공의 여동생 정도로만 생각했다는 말에 임세미 또한 ‘물개 박수’를 친다. “저도요, 저도. 이렇게 비중이 커질 줄은 저도 몰랐어요.(웃음)”
임세미는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주인공 차지원(이진욱 분)의 여동생으로 열연했다. 처음엔 내리사랑을 받고 행복하게 자라 세상물정 모르는 캐릭터이지만 오빠와 아빠를 한꺼번에 잃고 후에는 시력까지 잃는 다사다난한 역할이다. 그는 “힘들었던 만큼 시원하기도 하고, 아직 차지수를 많이 그리워하는 중”이라고 종영소감을 밝혔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중간에 차지수가 실종이 될 때가 있었다. 그 때 내가 언제 다시 나오게 될지 몰랐다. 이대로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주셨고, 지수가 키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후루룩’ 촬영을 했다. 정신없이 촬영을 하고 나니 그제야 제 비중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걸 알았다. 저도 이렇게 클지 몰랐다.(웃음)”
임세미는 그의 말대로 주인공 차지원의 “왼팔과 오른팔 모두”가 된 인물. 스스로도 비중이 커진 것을 보면서 ‘어떻게 하지’ ‘왜 이렇게 지수가 많이 나오지’ 싶을 때가 있었다고 웃음을 터뜨리던 임세미는 “특히 눈이 안 보이는 장면들은 부담감이 있긴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시력을 잃은 장면에서는 상대방의 눈을 안 보고 연기했다. 제가 연기할 때에는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감정을 나누는데, 이번엔 눈을 보지 않아야 하니까 무조건 귀에 의지해야 했다. 시력이 불편한 분들이 있는 센터에 가서 살펴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수는 처음부터 안 보인 게 아니라 중간부터 안 보이는 친구니까 눈이 캄캄한 상황이 익숙하게 보이면 안 됐다.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하고, 주변 배우 분들도 도움을 많이 줬다.”
↑ 사진=굿바이 미스터 블랙 방송 캡처 |
화내다가도 실수로 눈을 봐서 NG가 나기도 했다는 임세미는 “예뻐 보이는 각도가 아니라 눈이 안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각도를 찾아서 찍어야만 했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여배우에게 ‘예뻐 보이는 각도’를 포기하는 건 신경 쓰일 만한 일 일텐데, 임세미는 “평소 멍 때리는 걸 좋아하는데 그 점에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제가 나오는 신마다 사건이 참 많았다. 극중의 키워드가 되는 사건들에 제가 나오다보니 ‘사건의 홍수’ 같았다. 감정의 갈피를 잡기 위해 누구에 포커스에 맞춰진 아픔이고 슬픔인지를 헤아리고 집중했다. 제가 제일 걱정됐던 건 ‘쟤 눈 안 보이는 거 맞아?’ ‘쟨 갑자기 왜 저래’ 이런 반응이었는데 다행히 그런 반응은 없었다.”
그는 무사히 드라마를 끝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이진욱, 문채원 등 자신과 함께 호흡을 맞춘 주변 선배 배우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임세미는 “의사소통이 참 잘 된 현장”이라고 회상했다. 같은 소속사인 김강우, 친오빠로 나왔던 이진욱, 드라마 말미에 러브라인을 이루는 김태우까지 많은 배우들이 그의 입에 오르내렸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일단 제가 막내여서 다들 정말 잘해주셨다. 초반에 제가 김강우 오빠를 좋아하는 설정이었는데 그 땐 팬심과 사심을 가득 담아서 팔짱도 끼고 ‘오빠’라고 마음껏 불러봤다.(웃음) 초반엔 김강우 오빠에게 많이 도움을 받았고, 후반에는 이진욱 오빠와 ‘친남매’ 케미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이진욱 오빠가 감정선을 끌고 가는 게 대단해서 많이 배웠다. 또 김태우 오빠, 문채원 언니 등 모든 출연진이 제게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감사했다.”
무엇보다 임세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장면에 대해 아무리 고민을 해도, 현장에 가서 리허설을 하면 딱 답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부딪혀보고,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쉼 없이 상의를 하고 감정을 교류하면 결국 혼자 고민하던 것은 저 멀리 가있다고 말이다. 역시 그는 현장에서 성장하는 ‘성장형 배우’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