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편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상습적으로 탈세를 저지르는 악덕 체납자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OCN 금토드라마 ‘38사기동대’가 막을 열었다. 답답한 현실에 소시민들의 통쾌한 역습을 선보이겠다고 자부한 ‘38사기동대’이지만, 정작 첫 시작은 답답한 ‘고구마 드라마’ 그 자체였다.
18일 방송된 ‘38사기동대’의 첫 회는 소시민적인 백성일(마동석 분)과 있는 놈 없는 놈 가리지 않고 돈만 된다면 대담한 사기행각을 벌이는 양정도(서인국 분)의 첫 만남을 중심으로 답답한 현실의 풍경을 그려나갔다.
이날 안방극장에 가장 큰 고구마를 선사한 장면은 악덕 체납자가 세금을 징수하러 온 공무원과 자신의 집 가사도우미에게 갑질을 부리는 장면이었다. 수십만 원의 현금과 각종 패물을 가지고 있음에도 돈을 내지 않기 위해 이를 쇼파 밑 변기수압기 안, 각종 금고와 액자 뒤 등에 숨기는 모습은 하나의 촌극과도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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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백성일은 참지 못하고 악덕 체납자에게 폭력을 가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징계뿐이었고, 도리어 악덕 체납자는 “이제 주제 파악이 되느냐. 돈은 이런 거다. 법이 당신들 편 같으냐. 법도 돈 따라간다. 있는 놈 편”라고 큰소리 치며 도리어 더 호위호식을 하며 살아갔다. 있는 놈에게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준 ‘38사기동대’는 현실에서 느끼는 씁쓸함과 고구마를 먹은 듯 목에 턱 얹히는 답답함을 안방극장에 전해주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사기꾼 양정도가 사기를 치는 모습 또한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그가 사기를 치는 대상자는 다름아닌 평범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자를 올려주겠다” “단체 손님을 예약하려고 한다” “중고차 구입할 생각이 있느냐” 등과 같이 누구라도 솔깃한 정보를 흘린 뒤 3자 사기 수법으로 돈을 챙기는 양정도의 모습은 진짜 사기꾼 그 자체였다. 평범한 이들이 사기를 당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은 ‘남 일’ 같지 않았기에 일부 시청자들은 “TV를 보고 모방범죄를 일으키는 거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38사기동대’의 답답함은 속 시원한 사이다를 전해주기 위한 사전작업과 같다. ‘38사기동대’는 과거 강력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모아 더 나쁜 악을 소탕하려 하는 강력계 형사와 나쁜 녀석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대본을 집필한 한정훈 작가의 신작이다. 앞선 작품에서도 나쁜 녀석들을 통해 악을 처단하는 통쾌한 활약을 보여주었던 한정훈 작가이기에, ‘38사기동대’가 보여주는 답답함은
사기를 당할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필요한 것은 ‘38사기동대’가 답답한 현실에 전해줄 속 시원한 사기 한 방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