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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 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기성(안성기). 10년이 지났건만 매일같이 산에 오른다. 속죄의 의미가 크다.
아들 중현(진선규)을 사고로 잃은 노파(예수정)도 산에 올랐다. 중현의 기일을 챙기기 위해서다. 마을로 내려가려던 노파는 폐지된 탄광 앞에서 금맥을 발견하고, 인근에 있던 경찰 명근(조진웅)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명근은 금이 아니라 황철석이라고 노파를 속인다. 명근은 쌍둥이 형제 동근에게 전화를 걸어 '사냥' 준비를 시킨다.
금을 빼돌리기 위해 총으로 '완전무장'하고 산에 오르는 엽사 무리. 탐욕에 눈이 먼 엽사 무리의 그릇된 행동과 계획을 보고 알게 된 기성은 산을 빠져나가기 위해 애를 쓴다. 할머니를 찾아 산에 올라왔다가 위험에 처한 마을 소녀 양순이(한예리)와 함께다.
영화 '사냥'은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끝까지 간다' 제작진이라고 해서 또다시 심장을 쫄깃하게 해줄 걸 기대했던 관객은 실망할 수도 있다. 전작이 스릴 넘치는 이야기에 유머도 있었으니 차기작을 향한 기대감은 더 높았지만, '사냥'은 그보다는 가족애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엽사 무리와 기성이 맞붙는 신이 흥미롭게 그려지지 못한 인상까지 전한다. 가장 긴박한 지점이 힘을 잃은 모양새다.
후반부에 힘을 쏟았다면 기성의 고군분투 이유가 드러나면서 감동까지 전해져야 하는데 또 그 수위는 생각보다 낮다.
단박에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파악되지 않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영화를 보고 나온 뒤 기성이 살아남게 된 이유와 산에서 이따금 출몰하는 '하얀 무엇'에 대해 의견 교환을 하거나, '곡성'처럼 논란이 될 무언가가 있어야 할 텐데 그 정도까지 이르게 하지는 않는다.
청소년불가 등급에서 재심의를 통해 15세 관람 등급을 받았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핑계를 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배우들의 새로운 면을 보는 건 큰 즐거움이다.
환갑을 넘긴 나이임에도 탄탄한 몸매를 과시한 안성기는 '람보영감'이 됐고, '시그널' 속 재한 선배로 훈남 이미지가 생긴 조진웅은 같은 형사지만 이번에는 악
영화 '극적인 하룻밤'을 통해 예쁜 얼굴을 보였던 한예리는 다시 또 꾀죄죄한 모습의 정신 연령 낮은 소녀로 돌아왔고, 젠틀한 이미지의 권율도 황금에 욕심을 낸 대부업체 실장 역으로 변신했다. 93분. 15세 이상 관람가. 29일 개봉.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