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약체 팀을 응원하는 일은 스포츠팬들의 숨어있는 즐거움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이 일어나는 순간은 짜릿하다.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2016년 상반기, ‘약체’라고 생각되던 뮤지션들은 ‘짜릿한 반전’을 선사했다.
2016년 2월, 가요계를 강타한 걸 그룹이 있다. 바로 여자친구다. 여자친구는 1월23일 신곡 ‘시간을 달려서’를 발표했다. 이 노래는 2월 한 달 동안 멜론, 지니, 네이버 뮤직 등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SBS ‘인기가요’, KBS2 ‘뮤직뱅크’, Mnet ‘엠카운트다운’ 등에서도 15회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소녀시대가 지난해 ‘라이언 하트’로 이룬 기록을 데뷔 2년차 걸 그룹이 따라잡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이변이었다. 청순한 외모에 강도 높은 안무를 소화해낸 그들에게는 ‘파워 청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예능프로그램, 광고를 종횡무진하며 정상의 인기를 달렸다.
마마무의 성공은 다른 걸 그룹과 차별화된 콘셉트에 있었다. 실력을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를 각인 시켰고 ‘실력 있는 걸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매 무대마다 새로운 퍼포먼스와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멤버들에게서는 자신감이 두드러졌다.
여자친구와 마마무의 활약에는 ‘중소기획사의 성공’이라는 수식어가 함께했다.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은 무조건 성공한다’는 공식을 깬 동시에 중소 기획사도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다면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두 걸 그룹 외에도 방탄소년단, 세븐틴, 블락비 지코 등도 뚜렷한 두각을 드러냈다.
‘듣는 음악’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신인 뮤지션을 꼽자면 딘(Dean)이다. 지난 3월 첫 번째 EP ‘130 무드: 트러블’(130 MOOD: TRBL)을 발표한 그는 전곡 음원을 차트 상위권에 올렸다. 타이틀곡 ‘D’는 큰 활동을 하지 않았
‘대형기획사의 아이돌=성공’이라는 공식은 깨졌고 한동안은 이런 이변이 계속될 예정이다. 6월 4째 주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 산이-레이나의 ‘달고나’, 로꼬-그레이의 ‘굿’(Good) 등이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