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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이태선(23)은 SBS 드라마 '딴따라'에서 처음 카메라 앞에 섰다. 21살에 아빠가 된 싱글대디 나연수 역을 맡아 밝은 미소를 전했다. 웃음을 잃지 않은 긍정적인 나연수처럼 이태선에게 데뷔작 '딴따라'는 설렘이었다.
"저에게 '딴따라'는 첫 작품이에요, 남다른 의미가 있죠. 좋은 선배 배우와 스태프와 작업해 영광이었어요. 싱글대디 역할은 큰 과제이자 선물이었죠. 대본을 보면서 나연수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했어요."
이태선은 극 중 그의 아들로 등장하는 아역배우 조연호와 호흡을 맞췄다. 홀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부담됐을 법한데, 아역배우와 한 앵글에서 부자의 정도 보여줘야 했다. 제작진이 그를 캐스팅 할 때부터 나연수라는 인물을 그렸기에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
"아역배우와 부자지간처럼 보이는 것이 숙제였죠. 연호가 워낙 의젓하고 울지도 않았어요. 먼저 다가와서 '아빠'라고 해서 편하게 아들이라고 생각한 듯합니다. 제 캐릭터를 일부러 해맑게 표현하려고는 안 했어요. 웃는 건 나연수가 삶을 살아가는 한 방법이었던 거죠."
공중파 드라마로 첫발을 내디딘 이태선은 작품이 시작되기 전 스태프들과 나연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감독, 작가님이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셔서 하고 기회를 펼칠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의 성향에 맞춰 제작진이 캐릭터를 손질했던 것이다.
"'딴따라' 오디션에서 감독님이 '너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죠. '긍정적이지만, 신중할 때는 신중하다'고 답했어요. 그 부분이 발전해서 나연수라는 캐릭터가 탄생한 것이죠.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캐릭터에 몰입해서 살았어요. 집 문 밖을 나와서는 나연수로서 삶을 산 거죠."
나연수는 '딴따라' 등장인물 중 삶의 굴곡이 제법 있었다. 연인과 헤어지고 홀로 남게 된 아들을 키웠고, 여민주(채정안)와 사랑을 틔우기도 했다. 딴따라 밴드의 베이시스트로서 마지막 무대를 전하기 전까지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다.
"다른 캐릭터에 비해 기승전결이 확실해서 보여드릴 것이 많았지만, 감정의 깊이와 격차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채정안 선배님은 '커피프린스 1호점' 시절부터 팬이었어요. 배려해주신 덕분에 편하게 연기한 듯합니다."
'딴따라'는 청춘들이 성장하는 작품이기도 했다. 이태선은 또래배우인 혜리(그린 역), 강민혁(하늘), 카일(공명) 등과 함께했다. 지성(신석호)은 이들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지만, 시청률 성적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들과 연기해서 큰 힘이 됐죠. 선배 배우들을 통해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 법도 알게 됐죠. 시청률로 잣대가 맞춰지는 게 아쉽기도 했지만, 작품이 따뜻하고 완성도 있어서 성적에 연연하진 않아요. 저에게는 시청률보다 중요한 첫 작품이었죠. '처음'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설렘이랄까요?"
학창시절에 연극을 접한 뒤 배우의 꿈을 키운 이태선은 현재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다. 입시에 이은 소속사와의 계약, 드라마 캐스팅 등 높은 경쟁률 속에서도 배우의 꿈을 이뤄갔다.
"열정적인 모습을 좋게 평가해주셨던 것 같아요. 배우는 매 순간이 시험인 것 듯해요. 살면서 쓸 수 있었던 운을 지금 다 썼다고 생각하죠. 더 바라지도 않고 하는 만큼만 잘 됐으면 좋겠어요. 치열하지만 좋은 기억들이 가득한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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