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net ‘소년24’의 시작은 화려했다. 아니 화려해 보이는 듯했다. 준비 기간만 무려 3년이나 걸렸으며, 여기에 투자된 액수만 무려 250억 원, 새롭게 탄생하는 아이돌 그룹을 위한 전용공연장까지 마련했을 뿐 아니라,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프로그램이었던 ‘프로듀스101’이 큰 성공을 거둠에 따라 후광효과까지 따라오는 듯했다.
프로젝트 성공에 대한 자신도 있는 듯 보였다. 안석준 CJ E&M 음악부문 대표는 ‘소년24’ 제작발표회 당시 “‘소년24’는 K팝과 군무, 디지털과 방송, 음악, 공연, 매니지먼트 등 모든 것이 결합한 프로젝트다. 국가대표급 한류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투자에 비해 거두는 성적은 상대적으로 미비한 수준이다. 첫 방송 평균 시청률 0.3%(닐슨코리아, 유로플랫폼, 전국 기준)에 불과했으며, 시청률이 상승했다고 하나 상승폭은 고작 0.3%포인트로 3회(7월2일)의 시청률을 보면 0.6%에 그친 수준이다. 이는 3%대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던 ‘프로듀스101’와 비교했을 때 무척이나 저조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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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점수만 놓고 보자면 흥행참패에 가까운 ‘소년 24’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실패한 예능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마냥 아쉽다. 그 안에 속한 소년들의 끼나 매력이 부족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가 훌륭하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아직도 가공되지 않은 원석에 불과한 이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회를 거듭할수록 급성장하는 소년도 존재하며, 이중 일부 소년들은 당장 데뷔조로 구분돼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두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소년24’는 왜 ‘프로듀스101’이 되지 못한 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일까.
◇ 소년들은 매력적인데…‘입덕’ 포인트는 어디에
‘소년24’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소년 대부분 캐릭터, 색깔이 희미하다는 것이다.
101명이나 되는 여자 연습생들을 모아놓고 경쟁을 벌였던 ‘프로듀스101’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각 연습생들의 캐릭터, 드라마 형성이 있었다. 당시 상위권에 있었던 연습생 대부분 각각의 드라마를 가지고 있었으며, 연출 또한 이들의 연습과정을 보여주며 각 인물들의 특징에 포커스를 두며 이를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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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예로 현 아이오아이(I.O.I)의 김세정과 김소혜를 들 수 있다. 레벨 테스트 당시 배우 기획사 연습생이었던 김소혜는 아이돌 데뷔에 있어 준비되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F등급을 받았다. 이후 카메라는 F등급에서 순위상승을 위해 노력하는 김소혜의 성장스토리를 그렸고, 비록 처음 ‘픽미’(Pick Me)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팬층을 형성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같은 김소혜의 드라마는 김세정, 배윤정 트레이너와 만나면서 더욱 폭발했다. 연습현장에서 형성된 김세정과 김소혜의 ‘사제케미’는 개인의 인기 뿐 아니라 시청률 상승으로까지 이어졌으며, 김소혜의 실수를 지적하던 배윤정 트레이너의 “소혜야 가수가 되고 싶어?”라는 한 마디는 김소혜의 캐릭터를 확고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윤채경 역시 드라마가 형성되면서 인기를 얻은 연습생 중 한 명이다. ‘프로듀스101’은 당시 연습생들을 상대로 의리몰래카메라를 진행하면서 각각의 캐릭터를 형상화 한 바 있다. 여기서 가장 톡톡한 효과를 봤던 주인공이 윤채경이었는데, 의리를 지키려다가 제작진이 떨어뜨린 고가의 카메라를 대신 물어주게 되는 상황이 되자 “안 그래도 우리 회사 빚이 많은데…”라는 발언을 하면서 연민의 아이콘으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이후 윤채경은 빚이 있다는 의미로 ‘빚채경’으로 불리다 현재 ‘빛채경’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사랑받고 있다.
물론 이후 일부 연습생만 부각시킨다는 특혜 논란과 분량 논란, 악마의 편집 논란이 따르기도 했지만 ‘프로듀스101’은 갈등과 화해, 땀과 눈물이 공존했던 연습실 풍경과 각종 비하인드 영상, 몰래카메라 등 다양한 경로로 각 연습생들의 드라마를 형성하고 여기서 매력을 이끌어내며 ‘입덕포인트’를 부각시키는 데에 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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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소년24’ 페이스북 |
하지만 ‘소년24’에서는 ‘프로듀스101’과 같은 소년들의 매력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부족하다. 사실 아이돌 그룹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전략 1단계는 외모나 실력 등이 출중한 센터 멤버가 그룹의 인지도를 높이고 팬층을 형성시키면서 이후 이 같은 인기를 팀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개인의 인기가 있어야 팀의 인기도 함께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개인이 모여 팀을 이루는 것이지만, 개개인의 매력보다 유닛의 어울림, 매력을 중시한다고 했던 ‘소년24’는 개개인의 드라마 형성이라는 중요한 재미 포인트 포인트를 놓쳤고, 이는 결국 프로그램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소년24’는 연습실 풍경 또한 각 유닛들의 멤버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노력을 했는지 일상적인 풍경이 그려지지 않은 채 연습장면 잠깐 비춘 뒤 무대만 덩그러니 보여주고 있다. 프로가 아닌 연습생인 까닭에 무대 또한 기존 가수들에 비해 완성도가 높지도 못한 데, 성장 스토리도 없이 이를
‘소년24’에서는 왜 소년들이 데뷔를 꿈꾸는지에 대한 간절함과 갈급함도 찾아볼 수 없다. 결국 멤버들의 드라마가 없는 ‘소년24’는 스스로가 시청자들의 ‘입덕포인트’를 봉쇄시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