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돌아가는 방송가 이슈 중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점에 대해 기자 두 명이 제대로 ‘맞장’ 뜹니다. 찬성과 반대의 논리들이 난무하는 이슈 전쟁터에서 어느 편에 서겠습니까. 이번 주 홍코너와 청코너 선수들이 벌이는 ‘맞장’에 당신도 맞장구 한 번 쳐볼래요? <편집자주>
[MBN스타 금빛나·유지훈 기자] 젠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이진욱이 청천벽력 같은 사게 휘말렸다. 30대 여성 A씨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이다.
이진욱의 악몽은 지난 14일 고소인 A씨가 이진욱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이진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A씨는 이달 12일 지인과 저녁을 먹고 난 후, 그날 처음 만났던 이진욱이 돌연 밤늦게 자신의 집에 찾아와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피소 사실이 알려지자 이진욱은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였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고, 이틀 뒤인 16일 A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이진욱의 고소에 A씨는 “나를 무고로 고소한 이진욱을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며 대응하면서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첨예했던 이진욱의 성폭행 여부는 고소인 A씨가 상해진단서를 제출하면서, 사건의 무게는 A씨에게 쏠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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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팽팽하게 진행되던 이들의 진실공방은 24일 A씨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현재 측이 “의뢰인과 신뢰관계가 깨졌다”며 고소대리임에서 사임하면서 급반전을 이뤘다. 이진욱의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 역시 A씨의 무고가 드러났다고 밝히며 이진욱의 무죄에 힘을 실어주었고, 26일 마침내 A씨가 이진욱과의 관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고 자백하면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름과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성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이진욱. 성폭행 혐의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15일간의 악몽’은 끝났지만, 스캔들이 남긴 상처는 남아있다. 성폭행 혐의를 벗어났지만 배우로서 큰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된 이진욱은 향후 활동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 상처뿐인 승리, 이미지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해 -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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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있어 이미지 관리는 필수입니다. 특히 극중 인물이 돼 한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배우에게 있어서 ‘이미지’는 더욱더 중요하고요. 대중적으로 특정 이미지나 편견이 씌워질 경우 그 배우는 더 이상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런 점에 있어 이번 이진욱 씨의 성 스캔들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04년 단편영화 ‘나의 새 남자친구’로 배우로서 데뷔한 이후 성실하게 활동을 이어가며 배우로서 명성을 쌓아왔던 이진욱 씨는 연기 뿐 아니라 선하고 젠틀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지요. 바른생활 사나이로서 작년에는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에 출연해 순수하면서도 천성이 착한 ‘동네 (바보)오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여심을 사로잡기도 했죠. 그랬던 이진욱 씨가 성폭행 혐의를 받았다니…사생활 적으로도 깨끗해 남녀노소 사랑을 받았던 최고의 미남 스타였는데, 그랬던 그가 사생활에 문제가 생겼다니요.
다행히도 무혐의 판결을 가능성이 높고 잘못한 것이 없다고 하지만, 이번 성 스캔들은 배우 이진욱이 쌓아올렸던 바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첫 만남에 아무리 호감이 있었다고 하나 고소인 A씨와 성관계를 한 것은 사실인 만큼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요.
이진욱 씨에 앞서 성폭행 혐의에 휘말렸던 개그맨 주병진 씨나 비슷한 사례에 처했던 배우 박시후를 살펴보면 그의 전망은 더욱 어둡습니다. 두 사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한동안 활동을 진행할 수 없었죠. 정상에 자리에서 ‘성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받은 이미지 피격은 무척이나 컸거든요.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이진욱 씨에 앞서 이민기 씨 역시 성폭행 혐의로 고소됐다가 무혐의 판정을 받아 풀려났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유력한 주연으로 물망에 올랐던 tvN 드라마 ‘내일 그대와’의 출연이 무산됐지요. 물론 ‘내일 그대와’ 측에서는 사건과 상관없이 출연이 취소됐다고 하지만, 드라마 출연 무산과 이민기씨의 성 스캔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많은 방송 관계자들은 이진욱 씨의 향후 방송활동을 염려하며 “법적으로 혐의를 벗었더라도 성폭행 혐의 배우라는 꼬리표는 계속 따라다닐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된 만큼 이진욱 씨를 극중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 하게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고요.
물론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상황은 차츰 나아질 수는 있겠죠. 하지만 무죄 판결을 받아도 현재 이진욱 씨에게 남은 건 쓰라린 상처뿐입니다. 이진욱 씨는 이번 성폭행 스캔들로 인해 눈에 보이는 것만 30억 원, 미래가치까지 고려한다면 1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요. 이진욱 씨가 모델로 있었던 햄버거와 정수기, 가방, 차량 등의 광고는 현재 전면 중단된 상태고요. 막대한 상처를 입은 이진욱씨, 상처를 추스리지 못한 상황 가운데 이를 안고 바로 활동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 이진욱은 피해자, 얼마나 더 힘들어야 하나요? - 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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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 씨가 성추문 사건에 연루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는 무죄를 인정받았으며 유명인 으로부터 돈을 받으려는 여성, 속된말로 ‘꽃뱀’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입니다. 억울한 일을 당해 속 앓이를 했을 그가 모든 누명을 벗고 복귀했는데 축하해줘야 하는 게 바람직하죠.
이진욱 씨는 이번 사건과 연루되고 원치 않게 사생활이 공개됐습니다. 지인을 통해 한 여성과 만났고 ‘과정이 없는’ 잠자리를 가졌던 사생활 말이죠. 그리고 성폭행 누명을 벗는 과정에서 침대위에서의 적나라한 이야기까지 더해져 거북함을 느끼게 했어요. 물론 이는 성범죄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사였죠. 하지만 언론의 무분별한 실명보도가 없었다면 이정도의 큰 사건이 되진 않았을 거예요. 이진욱 씨는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한 번 더 피해를 보게 된 셈입니다. 그의 사생활은 존중받아야합니다.
그에게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 역시 가혹합니다. 최근 성범죄로 많은 남자 연예인들이 구설수에 올라서 이진욱 씨가 이상하게 보일 뿐이에요. 이진욱 씨는 여자를 모텔에 데려가지도, 돈을 주고 성매매를 하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외도를 한 것도 아니에요. ‘연예인이기 때문에 애초에 이런 일에 연루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 역시 받아들이기 힘들어요. 아무도 피해를 입은 사람이 없는데 왜 그를 나무라나요.
이진욱 씨는 이 일로서 타격은커녕 전화위복의 기회를 얻었어요. 최근 사람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