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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여름, “가요계 빅뱅이 되겠다”던 그들은 진짜 빅뱅이 됐다.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흔하디 흔한 출사표를 뛰어넘어 이제는 세계에 이름을 널리 떨친, 명실상부 국가대표 가수로 활약 중인 빅뱅이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모처럼 취재진 앞에 섰다. 무대에서 수만 명의 관객을 호령하는 카리스마는 잠시 접어둔 채 이들은 빅뱅의 지난 10년을 추억하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에 대한 부담과 포부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4일 오후 서울 성수동 S팩토리에서 만난 빅뱅은 10주년 소감에 대해 멤버 지드래곤은 “우리는 데뷔 이래 계속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기 때문에, 10주년이 꼭 특별하다기보다는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이라면서도 “보시는 분들은 친구나 가족이 커가는 것을 보시듯 뜻깊으실 듯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탑은 “10주년을 기념해 전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 사람이라 생각한다”며 “늘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1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것처럼 20년, 30년동안 사랑 받고 발전해나가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놀라울 정도로 담담한 소감이지만 빅뱅의 활약은 국경 넘어 지구촌을 들썩이게 할 정도로 뜨겁다. 2009년 일본 메이저 음악 시장 데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선 빅뱅은 한국 가수 최초로 2011년 MTV 유럽 뮤직 어워드에서 ‘월드와이드액트’ 부문 수상에 이어 이듬해 한국가수로서 최다인 24개 도시 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월드투어를 개최,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서울을 시작으로 북중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13개국 32개 도시 66회 공연에 약 150만명을 동원한 두번째 월드투어 ‘MADE TOUR’를 성료, 높은 위상을 입증했다. 또 일본에서는 해외 아티스트 중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일본 돔 투어를 개최한 이들은 오는 11월 또 한 번 돔 투어를 예고, 일본 국내외 아티스트 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여러 기록들을 새로 쓰는 데 대해서도 담담했다. 탑은 “기록 경신에 대해선 신경을 별로 안 쓴다. 계산적으로 해나가는 성향이 아니라 한 번도 어떤 기록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탑은 “좋아하는 일을 순수한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해왔을 뿐인데 그래서인지 좋은 일들이 많이 따라주는 것 같다. 믿을 수 없는 타이틀에서 오는 부담갑도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런 부담이 부담으로만 느끼는 게 아니라 동기 부여로 다가오는 것은 우리의 장점”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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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분들의 시간과 기억, 추어 속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이고. 이왕 함께 할 거라면 좋은 모습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게 우리의 욕심이고 바람이다”라며 “우리가 계속 겸손해질 수 밖에 없는 위치로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그려갈 빅뱅의 여정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지드래곤은 “요즘 멤버들끼리 자주 이야기하는 내용이 ‘다음 우리의 스텝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이라며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다. 감사하지만 부담으로도 다가오고, 좋은 음악만 만든다고 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음악을 뛰어넘어 문화적으로도 공헌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게 어떤 콘텐츠로 될 지는 미정이지만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태양 역시 “지난 10년을 이렇게 살아왔는데 빅뱅으로서 앞으로 어떤 걸 해나가야 될까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한다”며 “앞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10년 동안 겪어 온 많은 일들과 무대는, 지금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단순히 1차원적인 느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시각으로, 여러 과정을 잘 만들어갈 수 있는 위치에 온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어느덧 중추적으로 활동하는 가요계의 ‘허리’이자 누군가의 단골 ‘롤모델’로 꼽히는 데 대한 속내도 밝혔다. 지드래곤은 또 “우리가 무언가를 함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주자는 마음으로 음악을, 앨범을 준비한 적은 없다. 우리 역시 신인 때 동경하는 선배님들을 보며 ‘가수는 저래야지’라는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후배들이 우리를 롤모델로 삼아준다면 뿌듯하고 고맙지만 우리 역시 그들을 보며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상에서 내려오고 싶지는 않다”는 포부를 밝힌 이들은 멀지 않은 시점으로 다가온 군 복무에 대한 속내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지드래곤은 “나라의 부름을 받으면 당연히 가야겠지만 그 일정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하는 한 빅뱅 다섯 명의 모습으로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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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을 염원하는 것은 팬들뿐 아니라 다섯 멤버 역시 마찬가지였다. 탑은 “우리가 어린 나이에 음악을 했지만 젊은 사람들만을 위한 음악은 아니었다”며 “군대 다녀온 뒤에도 에너지가 있다면 사랑받을때까지 하겠죠. 하지만 사랑을 못 받는다면 하고 싶어도 못 한다”고 너스레 떨었다.
탑은 “우린 우리가 사랑받고 좋아해줄때까지는 계속 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우리가 중간에 갑자기 그만둔다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열정도 에너지도 많기 때문에 계속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빅뱅의 미래는 지금과는 분명 달라질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고. 이는 빅뱅의 목표이기도 하다. 지드래곤은 “꼭 앨범이 아니어도, 전시가 됐든 새로운 우리끼리의 필름이든 여러 다채로운 도전을 계속 평생 하고 싶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며 “앞으로 우리에게서 영감 받을 누군가 봤을 때, 꼭 가수가 노래 공연 음반뿐 아니라 여러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을 선보일 수 있는 거라는 걸 이끌어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탑 역시 “문화적인 부분에 기여하고 싶고, 기존에 없던 사례를 만들 수 있는 팀이라는 기억을 심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빅뱅은 올해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첫 테이프를 끊은 음악다큐멘터리 영화 ‘빅뱅 메이드’는 지난 6월 개봉해 5만
5일부터는 그간의 행보를 압축한 전시회를 S팩토리에서 연다. 전시회는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이뿐 아니라 오는 20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0주년 콘서트‘BIGBANG10 THE CONCERT - '0.TO.10'’을 열고 국내 팬들을 만난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