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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극본 한상운/연출 이정효)가 27일 종영한다.
‘굿와이프’는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 이태준(유지태)이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결혼 이후 일을 그만두었던 아내 김혜경(전도연)이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법정 수사 드라마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화제가 된 ‘굿와이프’는 원작 미드가 사랑받은 포인트를 잘 살리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공적인 리메이크작의 선례를 남기게 됐다.
법정 드라마로서 매 회 펼쳐진 에피소드를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간 것은 물론, 혜경 중심으로 각 캐릭터의 내면을 풀어가는 과정 역시 설득력이 충분했다. 그녀의 두 남자 이태준과 서중원(윤계상 분)의 혜경을 향한 그 자신들만의 사랑 방식을 보여주는 모습 또한 흥미진진했다.
삼각 로맨스에 치우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굿와이프’는 궁극적으로 논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끈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갔다. 혜경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론은 이날 방송되는 최종회차에서나 베일을 벗겠으나 그의 감정선을 충실하게 따라온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획기적인 결말이 그려질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수차례 부정을 저지른 남편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버린 혜경은 15년의 결혼 생활을 되돌아보며 스스로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봉착한다. 남편과 계속 갈 것인가 아니면 홀로 설 것인가. 대부분의 ‘요즘’ 드라마들이 그러하듯, 그리고 많은 시청자들이 바라듯 최종회차를 남겨두고 혜경은 태준에게 이혼 서류를 건넨다.
혜경의 홀로서기 과정에는 다른 남자, 중원이 있다. 중원의 존재 자체를 넘어, 그의 손을 잡은 혜경의 모습은 적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그저 그런 맞바람’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그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굿와이프’는 드라마로서의 흥밋거리를 상실한, 그냥 현실 다큐가 됐을 수 있다.
더욱이 ‘굿와이프’는 혜경의 내적 성장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간다. 혜경을 연기한 전도연은 튀지 않되 돋보이는 연기를 통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실제로 혜경이 처한 상황은 여타 드라마 속 ‘캔디형’ 여주인공처럼 굴곡진 역경은 아니기에 엄청나게 폭발력 있고 극적인 열연이 등장할 장면은 그리 많지 않다. 대신 전도연은 입술을 깨물고 사는 혜경의 심리를 고스란히 표현해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그렇게 ‘굿와이프’는 ‘좋은 아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시청자에게 건네며 뜨겁게 종영한다. 정서와 문화의 차이는 존재할 지 몰라도 기혼 여성에게 부여되는 ‘아내’, ‘와이프’라는 호칭에 담긴 무수한 역할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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