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신사적인 배우 유지태가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에 출연하면서 얻게 된 별명이 있다. 바로 쓰레기와 사랑꾼을 합친 ‘쓰랑꾼’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쁜 남자이지만 이러니하게도 아내를 향한 사랑만큼은 진실한 이태준을 섬세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표현한 유지태에게 붙여준 시청자들의 애칭인 것이다.
“처음에는 쓰레기라는 수식어가 붙더니, 어느 순간부터 ‘쓰랑꾼’으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제게 쓰랑꾼이라고 불러주시는데, 그게 참 재미있었어요.”
유지태가 연기한 이태준은 잘 나가던 검사로, 매춘부와의 동영상이 대중에 알려지면서 한 순간에 추락했지만, 출세에 대한 욕망이 강해 자신이 가진 모든 권력과 인맥을 이용해 다시 권력의 중심에 오르는 인물이다. 다른 여자들과 불륜을 저지른 이태준이지만 자신에게 마음이 떠난 아내 김혜경(전도연 분)이 서중원(윤계상 분)과 가까워지자 비뚤어진 애정과 집착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태준의 이중성을 매력적으로 소화해낸 유지태지만 시작하기 전까지 고민이 적지 않았다. 이태준이라는 인물에 대한 유지태의 개인적인 거부반응도 역할을 연기함에 있어서 고민하게 만들기도 했다.
![]() |
“처음에는 이태준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다 보니, 차라리 서중원을 연기하는 것이 맞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었죠. 그럼에도 이태준을 선택한 이유는 주변의 추천도 있었고, 많은 분들이 제가 이태준이라는 인물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주시더라고요. 제가 이태준이 돼 중심축을 잡아주길 바라는 ‘모두의 바람’이 작용하기도 했어요. 연기자로서 도전해 보고 싶기고 해서 최종적으로 이태준을 연기하게 됐죠.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요. 연기를 진정성 있게 하는 부분에 대해서 느껴주시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나름 즐겁고 기뻤어요.”
이태준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뒤 유지태가 한 일은 몸집을 키우는 것이었다. 원작 ‘굿와이프’에서 피터 플로릭(크리스 노스 분)이 큰 키로 중압감을 주었던 만큼, 한국에서의 이태준도 이 같은 느낌을 주기 바라는 제작진의 요청이 있었던 것이다.
“원작에서의 이태준이 등치가 크고 위압감을 주는 존재였기에 몸을 키워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벌크업을 해달라는 제작진의 주문에 처음에는 유행하고 안 맞는데 하다가 연기자로서는 가치관으로서는 해 볼만 하다고 생각해서 몸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처음 제 생각과는 달리 사람들이 어깨에 좋은 평가를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 |
제작진의 요구에 따라 열심히 키운 유지태의 넓은 어깨는 전도연과 보여준 진한 키스신에서 빛이 났다. 많은 여성들이 유지태씨의 어깨에 많이 반했던 것 같다고 말했더니 유지태는 덤덤한 표정으로 “전도연와의 키스신 영상이 183만 뷰를 넘었다”며 천연덕스럽게 자랑 아닌 자랑을 이어간다. 자신의 공을 은근하게 내세우면서도 유지태는 함께 고생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고를 잊지 않았다.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를 구분 짓는 건 아닌데, 영화 할 때 느껴졌던 정 같은 것을 ‘굿 와이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다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배우들 뿐 아니라 감독님과 제작진 모두, 수고하지 않은 이들이 없었어요.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노출을 재고, 심도를 맞추고, 감도를 맞추는 현장은 ‘굿 와이프’가 처음이었죠. ‘굿와이프’를 많은 분들이 질감이 다르다 영화 때깔이 난다고 하셨는데, 괜히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모든 공을 돌린 유지태가 가장 극찬을 한 주인공은 전도연이었다. ‘굿와이프’를 통해 전도연과 연기호흡을 맞췄던 유지태는 그녀의 진실한 연기에 많은 것을 느꼈고, 배웠다고 고백했다.
“전 선배(전도연)가 연기를 하다가 중간에 ‘이게 진짜 감정일까’라고 스스로 고민하더라고요. 저는 그게 정말 인상 깊었어요. 솔직히 그 정도 경력과 명성이 있으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진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더라고요. 진짜를 갈구하는 사람이 나 뿐 만이 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연기함에 있어서 큰 힘이 됐어요. 어느 날은 전 선배와 연기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내가 가졌던 감정을 상대배우가 오롯이 느꼈으면 좋겠고. 실제로 전 선배는 카메라가 돌지 않아도 진심으로 대사를 하고 감정을 전달해 주었고, 덕분에 연기가 재미있었어요. 함께 연기를 하면서 ‘괜히 전도연과 연기했던 다른 배우들의 진가가 발휘된 것이 아니구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 선배는 좋은 배우이며, 앞으로도 제가 계속 잘 챙겨주고 싶은 좋은 선배에요.”
![]() |
유지태는 극중 사랑의 라이벌(?)이었던 윤계상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계상 씨는 좋은 마스크를 가지고 있는 배우에요. 단순이 얼굴이 잘생겼다는 말이 아니에요. 사실 드라마 찍을 때는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이 없어요. 그래도 자기가 연구한 캐릭터를 합을 맞추는 과정이 많은데, 그러면서 느끼는 감정이 있죠. 되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배우는 대사가 다’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계상씨의 경우 대사도 훌륭하게 소화했지만 이미지 연기가 무척이나 매력적인 배우였어요. 그리고 아직도 배우려고 하고 귀 기울일 줄 알고 연기에 열정을 가지려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죠.”
‘굿 와이프’
“글쎄요. 일단은 비용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단 명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지금 분위기는 굉장히 좋아서, 생각해 볼 여지는 있습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