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 독주체제를 굳히면서 월화드라마 시청률 시장을 점령한 가운데, 수목드라마는 혼전양상이 벌어졌다.
궁궐에서 벌어지는 배우 박보검과 김유정, 그리고 진영이 펼치는 달달하고 풋풋한 조선로맨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앞서 3회(8월29일) 방송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 돌파에 성공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5일 방송된 5회에서 무려 19.3%를 기록, 20%대 목전까지 치솟으면서 그 인기를 증명했다. 아쉽게도 6회 방송에서 0.5%포인트 하락하기는 했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인기는 현재 순항 중이다.
고정 시청층 확보에 성공한 MBC ‘몬스터’는 꾸준한 성적을 기록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5일 방송 분에서 9.4%대를 기록한 몬스터는 6일 방송에서 10.3%로 상승하며 꾸준한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이하 ‘달의 연인’)는 시청률이 떨어졌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 시청률 7.4%를 기록한 ‘달의 연인’이었지만, 한 주 만에 5.7%로 떨어졌다. 이후 0.3%포인트 상승한 6.0%를 기록하며 월화드라마 3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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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목드라마의 시청률 싸움은 치열하다. MBC ‘더블유’가 7일, 8일 방송에서 10.9%, 11.3%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시청률 돌파에 성공했지만, SBS ‘질투의 화신’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질투의 화신’은 7일 방송에서 9.9%, 8일 방송에서는 9.2%를 기록했다. 두 드라마의 지난 한 주 평균성적은 ‘더블유’ 11.1% ‘질투의 화신’ 9.6%를 기록했다. 두 드라마의 시청률 차이는 1.5%포인트로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차이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질투의 화신’과 마지막 회만 앞두고 있는 ‘더블유’의 마지막 시청률 싸움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사전제작의 씁쓸함을 보여주었던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8.4%로 막을 내렸다. 비록 5회에서 달성한 최고시청률 12.9%에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그동안 7~8%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고정층 확보에 성공한 ‘함부로 애틋하게’는 시청자 유출을 막는대 성공했다.
주말드라마 시청률은 여전히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꽉 잡고 있다. 10일 방송된 5회에서 23.9%를 기록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이후 11일 무려 30.2%를 기록, 30%대 돌파에 성공했다. MBC ‘불어라 미풍아’ 역시 시청률 상승기록을 꾸준히 그려나가고 있다. 10일 방송에서 12.1%를 기록하며 최고시청률을 경신한 ‘불어라 미풍아’는 다음날인 11일 방송에서 13.6%를 기록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방송되는 ‘옥중화’ 또한 승승장구 중이다. 20.0%를 기록한 ‘옥중화’는 11일 방송에서 21.3%를 기록하면서 자체최고시청률 경신에 성공했다.
주말예능프로그램은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 시청률 16.8%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에 올랐다. 뒤이어 MBC ‘무한도전’이 13.3%의 시청률을 나타냈으며, MBC ‘일밤-복면가왕’이 12.4%로 3위에 안착했다.
◇ ‘구르미’가 뜨거운 걸까 ‘달의 연인’의 몰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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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월화드라마의 주요 키워드는 ‘의학드라마’였다. KBS와 SBS가 한 날 한 시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는데, 공교롭게도 두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곳이 대학병원 신경외과였던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KBS2 ‘뷰디풀 마인드’는 스릴러가 가미된 정통 의학드라마였다면 SBS ‘닥터스’는 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사들의 로맨틱 코미디였다는 점이었다. 당시 웃었던 주인공은 바로 ‘닥터스’였다.
그로부터 3개월 후 KBS와 SBS는 또 한 번의 월화드라마 대결을 펼쳤다. 앞서 의학드라마 대 의학드라마의 대결이었다면 이번에는 트렌디 사극 대 퓨전사극의 대결이다. 조선말기 효명세대의 이야기를 다루는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과 광종이 왕이 되기 전 고려 개국 초기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달의 연인’)가 그 주인공이다. 앞선 의학드라마 대전에서 ‘닥터스’가 먼저 웃었다면, 사극 대전에서는 ‘구르미’가 활짝 웃었다.
‘달의 연인’ 보다 한 주 앞서 막을 올리면서 월화드라마 시청률 파이 선점에 성공한 ‘구르미 ’는 ‘닥터스’이 종영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사실 ‘구르미’의 높은 시청률은 ‘달의 연인’ 부진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첫회 시청률 8.3%, 2회 8.5%로 시작한 ‘구르미’의 시청률이 급상승을 이룬 시기는 ‘달의 연인’이 첫 방송을 했던 지난달 29일이기 때문이다. ‘달의 연인’은 초반 어수선한 전개에, 주연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는데, ‘구르미’는 이 같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갔고, 덕분에 시청률은 2배가량 뛰어올랐다.
이후 ‘구르미’는 월화드라마 시장을 장악했다. 한번 오른 시청률 상승세는 이후에도 계속됐고, 불과 7회 만에 20%대를 넘어섰다. 이는 ‘닥터스’보다 더 빠른 성적이다. 반면 ‘구르미’가 시청률 고공행진 ‘달의 연인’은 저조한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 1회에 이어 바로 방송됐던 2회 시청률에서 9.3%를 기록한 ‘달의 연인’은 3회 7.0%를 기록한 이후 6%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7%에서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 것이 다행일 지경이다.
‘달의 연인’의 시청률 부진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수선한 전개와 연기력 논란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타격은 초반 안방극장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드라마는 3회 안에 흥행여부가 판가름이 나는데, ‘달의 연인’의 경우 이 같은 ‘골든타임’을 놓치다보니 한 번 빼앗긴 시청률 파이를 찾아오기 힘든 것이다. 심지어 ‘구르미’의 시대 배경은 안방극장에 익숙한 조선인 반면, ‘달의 연인’은 익숙하지 않은 고려시대인 만큼 극을 완전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따로 공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안고 있다.
심지어 ‘구르미’와 ‘달의 연인’ 모두 드라마의 무게가 가벼운 팩션사극이다. ‘달의 연인’이 최근 궁궐암투를 그려내면서 극에 무게가 실리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두 드라마 모두 젊은 청춘들의 로맨스를 그리는 만큼 멜로의 한계가 있다는
‘구르미’의 상승세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리고 ‘달의 연인’의 부진은 언제쯤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