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이주승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뛰어드는 배우 중 하나다.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관객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드는 것도 그의 강점 중 하나다. 그런 이주승이 이번엔 첫 상업영화 주연으로 나섰다. 영화 ‘대결’(감독 신동엽)을 통해 취권 액션을 펼친다.
‘대결’(감독 신동엽)은 취업준비생 풍호(이주승 분)가 형의 복수를 위해 냉혹한 CEO 재희(오지호 분)의 살벌한 현피(‘현실’의 앞 글자인 ‘현’과 PK(Player Kill)의 앞글자인 ‘P’의 합성어로 에서 게임, 메신져 등과 같이 웹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제로 살인,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게임에 뛰어드는 내용으로 모순된 사회를 향한 통쾌한 복수를 다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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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이주승에게 ‘대결’은 여러 의미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며, 액션영화도 처음이고 취권 액션도 처음이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21세기에 취권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니. 연기 경험이 많았던 이주승도 부담감을 갖고 시작했다.
“처음엔 매니저를 통해 줄거리를 들었다. 당시엔 ‘그게 무슨 영화냐‘라고 했었는데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너무 재밌었다. 취준생의 고충도 담고 있는 것 같고, 풍호라는 캐릭터가 단순하지 않고 만들 수 있으면 재밌는 캐릭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취권이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마지막 액션신이 길게 표현돼 있었는데, 그 점도 재밌고 신선했다. 여러모로 처음인 부분이 많아서 부담이 많이 됐다. 그래도 부담만 가지고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재촉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하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부터 액션스쿨도 다니고 취권을 위해 하체운동을 따로 하고 체력도 길렀다.”
‘대결’은 다양한 액션을 다루고 있는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한 액션이 스크린에 수놓는다. 무엇보다 취준생의 복수극인 만큼 이주승을 중심으로 그려지는 액션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주승은 평범한 취준생에서 현란한 취권으로 무장한 무술자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풍부하게 표현해낸다.
“처음 취권을 배울 때는 너무 어렵고 부끄러웠다. 그래도 동작 하나마다 의미가 있고 점점 많은 걸 배워가면서 취권에 빠졌던 것 같다. 무엇이든 처음은 항상 두려운 것 같다. 그래도 이번에 액션 연기를 한 번 해보니까 ‘나도 액션을 끝까지 할 수 있구나’를 느끼게 됐다. 그래서 다음 작품에서 액션 연기를 한다면 좀 더 자신감 있게 하지 않을까. 하하.”
영화 속 이주승과 신정근의 케미는 재미 포인트 중 하나다. 취권의 달인 황 노인 역을 맡은 신정근은 이주승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은근한 케미를 자랑해 영화의 재미를 살린다. 취권을 가르쳐주는 과정 속 곳곳에 배치된 유머 코드는 관객의 웃음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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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신정근 선배와 세 번째 함께 하는 작업이라 믿음이 있었다. 합을 많이 맞추지 않아도 서로 잘 받아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거다. 같이 취권을 배우면서 부끄러움을 함께 하기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황노인과 풍호의 관계가 됐다. 그래서 서로 잘 주고 받았던 것 같다.”
이주승은 막연하게 취권만 배우려는 인물이 아니다. 우리 현실에도 존재하는 취업난을 겪고 있는 취준생의 모습도 그려낸다. 그는 풍호의 감정을 십분 이해하기 위해 주변을 돌아봤다.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그들의 고충을 들어보며 현실적인 캐릭터로 완성해갔다.
“주변 친구들을 많이 표현했다. 취권이라는 이야기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인데 캐릭터까지 비현실적이게 되면 영화를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잃는다고 생각했다. 풍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친구들이 이야기해준 고충 때문이다. 친구들의 고충을 알고 나니 내 인생과 다를 게 없었다. 내가 오디션에 가면 100명 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 보고 위압감도 느끼고, 친구들은 면접 보러간 곳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풍호의 감정선을 확 튀지도, 그렇다고 다운되지도 않은 성격을 만들려고 했다.”
배우는 매 작품마다 노력과 열정을 쏟아 붓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걸 배우고 얻게 된다. 이주승은 ‘대결’을 통해서는 ‘배려’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연기에서 좋은 합과 좋은 호흡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
“선배들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너무 좋았다. 그게 가장 많이 배울 점이었던 것 같다.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호흡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뛰어 넘어서는 배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기만 생각하지 않다는 거다. 배려하는 선배들 덕에 감동한 적이 정말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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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