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10월 극장가에는 상업영화 사이에서 이색 소재로 승부수를 던진 영화들이 몰려온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부터 ‘걷기왕’까지 작지만 강한 영화들이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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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여주는 여자’
오는 6일 개봉하는 영화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는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먹고 사는 죽여주게 잘 하는 여자 소영이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트랜스젠더, 장애인이자 저소득청년, 코피노 등 자칫 무겁거나 비장한 소재를 다룬 ‘죽여주는 여자’는 주인공 소영이 자기 삶에 떳떳하듯, 힘들지만 일상을 즐길 줄 아는 이웃들과의 드라마로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공감을 선사한다. 또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조력자살이라는 무거운 테마조차 소영이 결심하게 되는 과정을 차분하고 인간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그녀의 마음이 옮아가는 과정을 그려가며 다양한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소영을 연기한 윤여정은 노인의 삶과 죽음, 성매매 등 쉽지 않은 인생사의 대목들을 실감나게 그리며, 색다른 연기를 선보인다. 윤여정의 농익은 연기와 함께 언제나 있어왔지만 아무도 돌아본 적 없는 우리 사회의 이면과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라는 화두를 ‘죽여주는 여자’는 소재에 매몰되지 않고, 웃음과 눈물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로 그려낸다.
#. ‘그물’
김기덕 감독의 신작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의 경계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담은 드라마로 오는 6일 베일을 벗는다.
올해 개최된 베니스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그물’은 잇따른 호평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김기덕 감독은 ‘그물’을 현재 우리들이 살고 있는 국가, ‘물고기’는 개인이라는 설명했다. 특히 그는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 류승범, 이원근의 역할에 자신이 현사회를 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담아냈다.
류승범은 북한어부를 간첩으로 몰아세우는 남한 조사관과 어떻게든 가족이 있는 북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연기를 실감나게 선보이며 김기덕 감독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그대로 전달한다. 이원근 역시 목소리를 높이는 류승범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습으로 영화의 의미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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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몽’
오는 13일 개봉하는 ‘춘몽’(감독 장률)은 예사롭지 않은 세 남자 익준, 정범, 종빈과 보기만 해도 설레는 그들의 여신, 예리가 꿈꾸는 그들이 사는 세상을 담은 영화다.
영화는 서울이지만 서울이 아닌 듯, 오늘날 같지만 현재가 아닌 듯한 감독의 연출은 관객들에게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시간을 선사한다. 특히 ‘똥파리’의 양익준, ‘무산일기’의 박정범,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윤종빈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춘몽’의 세 남자 캐릭터가 흥미롭다.
장률 감독만의 확고한 색깔이 두드러지는 ‘춘몽’은 모두의 사랑을 받는 예리와 그녀를 바라보는 세 남자의 오묘한 관계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 관계를 풀어나가는 영상미 역시 흑백 영상으로 담아내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 ‘걷기왕’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걷기왕’은 선천적 멀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고생의 경보 도전기라는 이색 소재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빨리’,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멀미 증후군’이라는 독특한 증세를 앓고 있는 여고생의 도전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느려도 괜찮아”라는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걷기왕’에는 ‘써니’ ‘수상한 그녀’를 통해 ‘최연소 흥행퀸’ 타이틀을 거머쥔 심은경이 멀미소녀 만복으로 분해 흥행 계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만복은 차만 타면 토하는 선천적 멀미증후군을 가진 여고생으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