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코미디 빅리그’를 처음 선보였을 때 비아냥거림이 많았어요. ‘조기축구회냐’ ‘이런 애들 주워서 뭐하냐’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지금은 ‘개그콘서트’에 비교해 주시다니…감사할 따름이죠.” (‘코미디 빅리그’ 김석현 CP)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가 첫 선을 보였던 2011년 9월17일, 프로그램의 성공을 장담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출신이 다른 방송사 개그맨들이 모여서 코미디무대를 꾸민다는 것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고, 순위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개그계 선후배 문화를 깨뜨리는 무모하고 말도 안 되는 시도로 보였던 것이다.
이로 인해 초기 ‘코빅’이 대중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는 ‘조기 축구회’ 혹은 ‘개그콘서트에 나온 애들 주워서 뭐하냐’와 같은 비난들뿐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 후 ‘코빅’은 많은 대세 예능인들을 배출했을 뿐 아니라, 비슷한 포맷의 KBS2 ‘개그콘서트’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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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빅’에서 활약한 코미디언 수만 146명(외국인 제외)이며, 관객들에게 선보인 코너수는 236개, 동영상 클립 누적 재생 수 61만 건(네이버 TV캐스트, 2016년 10월4일 기준), 공식 SNS인 페이스북 팔로우 수 161만 명을 돌파하는 등 ‘코빅’은 수많은 유행어와 인기 코너를 양산하며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 5주년을 맞이해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본 ‘코빅’은 장수의 비결로 ‘경쟁’과 ‘화합’ 그리고 ‘웃음에 대한 열정’을 꼽았다.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코빅’의 5주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5주년 생일잔치인 만큼 ‘코빅’의 첫 연출을 맡았던 김석현CP와 현 연출자 박성재PD,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집필을 맡아온 장덕균 작가, 그리고 현재 ‘코빅’에서 활약 중인 ‘대세’ 코미디언 10인, 이세영, 이상준, 이국주, 장도연, 양세찬, 양세형, 박나래, 황제성, 이진호, 이용진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그콘서트’의 공 공개코미디가 인기를 끌 무렵 첫 선을 보인 ‘코빅’은 코미디 프로그램 최초로 리그제를 도입하면서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이끌어 냈다. 처음에는 너무 경쟁을 중요하게 여기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지만, 이후 ‘코미디 빅리그’가 도입한 개그 경쟁은 더욱 새롭고 신선한 웃음을 이끌어 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장점으로 자리 잡은 순위제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수고를 필요로 했다. 이에 대해 김석현 CP는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초창기 자리를 잡기 전까지 시스템에 대해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왜 꼴등에게 밀가루를 던지냐는 지적도 있었고, 개그개 선후배 위계질서를 바꿔나가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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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코빅’에 합류한 황제성은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에 대해 ‘순위제’를 꼽았다. ‘코빅’에 출연 중인 개그맨 중 가장 늦게 합류한 만큼, 프로그램의 장점에 대해 가장 객관적으로 분석했다는 황제성은 ‘순위제는 신의 한 수’라고 칭한 뒤 “코미디에 종사한다면 누구나 한 번 쯤 ‘내 개그의 순위는 어떻게 될까’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자유분방한 개그맨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은 순위제”라고 평했다.
이세영 또한 순위제에 대해 “순위제로 인해 힘들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때로는 선배가 하위권 분위기에 처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아픔을 개그로 바꾸시더라. 1등을 하면 진정한 축하, 꼴지를 하면 응원해 주신다”며 “순위제는 걱정 안 해도 될 정도로 저희는 즐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코빅’에 출연했던 많은 개그맨 양세형과 이국주, 박나래, 이세영 등은 무대에서 벗어나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있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코 빅’을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다양한 개그를 선보이고 있다. ‘코빅’을 떠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개그맨들은 “제작진의 배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박나래는 “다들 개그에 대한 욕심이 크다. 양세형의 경우 무대에 오르기 전 ‘난 용이돼 승천할거야’라고 늘 말하고 올라간다”고 장난스럽게 말한 뒤 “그럼에도 다른 스케줄로 인해 ‘코빅’에 양해를 구해야 할 때가 있는데, 다들 감사하게도 연기자들을 배려해 주신다. 스케줄 문제로 양해를 구하는 상황에서는 도리어 타 PD에게 연락을 해서 저희를 잘 부탁한다고 말씀하실 때가 있으시더라. 쉽지 않은 부분인데 이 모든 것이 저희를 가족처럼 생각해 주시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국주 또한 “예능과 ‘코빅’ 두 가지가 충돌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데, ‘코빅’은 단 한 번도 부담을 준 적이 없다. 죄송한 마음이 큰데, 그때마다 PD님과 작가님, 그리고 동료들이 웃으면서 ‘으샤으샤’해 주신다”고 증언했다.
‘코빅’이 주는 웃음의 비결은 바로 화합에 있었다. “최고의 팀워크”라며 ‘코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김석현 CP는 당부의 말로 “개그와 이를 표현하는 개그맨들을 별개로 봐 달라고 부탁했다.
김석현 CP는 “여러 가지 문제점은 고쳐나가면 되는데, 다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극중에서 나온 나쁜 역할을 맡았기에
한편 ‘코빅’은 매주 일요일 오후 7시40분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