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나도 뭔가를 해야 하는데', '내 미래는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우리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감동을 하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 찾는 게 중요하구나'를 깨달은 것 같아요."
배우 심은경이 1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저예산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 20일 개봉 예정)에 출연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걷기왕'은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에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 만복(심은경)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찾으려는 10대와 20대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전한다.
심은경은 "많은 10대가 억압받고, 꿈과 미래에 대해 고민 많이 하는 시기이고 나 또한 그런 시기 같다. 엔딩 장면 보고 빨리 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마지막 장면에 전체적인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심은경은 "한동안 내 미래와 커리어를 심각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나는 항상 더 잘해야 한다'에 초점 맞춰져 있던 것 같다"며 "'걷기왕' 시나리오를 읽으며 힐링이 많이 됐다. 내가 어떤 취미가 있는지도 잘 몰랐는데 천천히 걸어가면서 좋아하는 게 뭔지 찾아가야겠구나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촬영하면서도 감동을 많이 받았는데 완성된 작품을 보니 또 다른 감동이 찾아오고 영화 메시지 잘 다가오니 위로해주는 느낌을 받았다"며 "울 뻔했는데 쑥스러워 참았다. 나도 만복이처럼 천천히 물 흘러가듯 내가 좋아하는 것 맘껏 즐기면서 살아야겠다고 이번 영화 찍으면서 많이 느꼈다"고 강조했다.
심은경은 경보 선수 역할을 위해 훈련도 해야 했다. 그는 "영화 촬영을 하면서 경보 훈련도 (박)주희 언니와 같이했다"며 "기본적인 경보 자세나 규칙 같은 것에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경보를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디테일이 중요한 운동이더라"고 말했다.
이어 "디테일한 자세를 익히는 게 헷갈렸는데 연습하면서 재미있고 새로운 것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었다.
백승화 감독은 "영화 안에 담긴 메시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재미있게 이야기로 풀어낼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게 큰 숙제 중 하나였다. 좋은 배우를 만나 보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극 중 만복네 집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