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공효진과 조정석의 케미는 현실 연인들의 ‘질투’를 부를 정도로 강력했다. 덕분에 이들의 출연한 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고, 말랑말랑한 감성으로 안방극장을 달달하게 만들었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기자 이화신(조정석 분)과 재벌남 고정원(고경표 분)이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 분)를 만나 질투로 스타일 망가져 가며 애정을 구걸하는 양다리 로맨틱 코미디였다.
‘질투의 화신’에서 표나리를 중심으로 삼각관계를 이룬 고정원과 이화신의 사랑은 이상과 현실처럼 너무나도 달랐다. 표나리에게 있어서 고정원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완벽한 남자였다. 잘생긴 얼굴에 자상한 성품, 위기의 순간 딱 나타나는 타이밍하며, 직업조차 완벽한 재벌남인 고정원은 유일한 단점인 엄마 김태라(최화정 분)마저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버릴 뿐 아니라, 궁합 또한 천생연분인 만큼 표나리에게 있어 고정원은 생애 단 한 벌 만날까 말까한 최고 ‘이상적인 남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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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자덩어리인 이화신은 어떤 의미로 ‘현실적인 남친’에 가까웠다. 잘 생기고 돈 부족함을 느낀 적이 없다는 외양만 보면 이화신 또한 완벽남에 가까운 것처럼 보이지만, 3년간 짝사랑 하도록 마음을 애태우게 했던 나쁜 남자에 가깝다. 게다가 툭하면 삐치고 자기 멋대로 하려는 고집불통은 연애를 하는지 아니면 아들을 한 명 키우는지 헷갈리게 하기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디 그뿐인가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쉽게 넘기기 힘든 유방암 투병에, 난임의 문제까지 걸고 넘어 지자면 늘어놓을 문제가 한 두 개가 아닐 정도로 이화신은 고정원에 비하면 ‘이상적인 남자’와 한참은 거리가 멀다.
하지만 표나리가 선택한 완벽한 남자 고정원이 아닌 어쩌면 하자가 많아 현실적인 바로 이화신이었다. 원래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완벽한 조건이 아닌 자신의 질투를 부르는 상대에게 더 끌리는 법이라는 것을 이화신을 선택한 표나리를 통해 보여준 것이다.
공효진과 조정석은 만나면 티격태격 다투지만, 이내 서로에게 맞춰주는 표나리와 이화신을 마치 자신의 옷을 입은 것 마냥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을 이끌어 나갔다. ‘공블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공효진은 ‘질투의 화신’을 통해 또 다른 사랑스러움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앞선 ‘공블리’가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사랑스러움이었다면 ‘질투의 화신’에서는 현실과 어른스러움이 가미됐다. 생계형 기상캐스터로서 자신의 꿈 보다 현실에 아웅다웅 사는 표나리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높였고, 이화신과 연애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성숙함은 여자들마저 반하게 할 정도였다. 난임이라는 사실을 알고 “평생 사랑할 자신은 있어도 평생 행복해 줄 자신이 없으니 너와 결혼하지 않겠다”에게 먼저 애정표현을 하고, 사표를 쓰는 이화신에게 도리어 “내가 먹여 살릴 테니 결혼하자”고 고백하는 박력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걸크러시’를 절로 일으킬 정도였다.
조정석 또한 이화신으로 ‘인생배역’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자칫 ‘진상’ 혹은 ‘답답’으로 보일 수 있는 이화신을 밉지 않게 표현해 나갔다. 눈으로 연기한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조정석은 눈빛과 숨소리와 같은 세밀한 부분에 디테일을 높이면서 시청자들을 극으로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극중 화신의 직업이 방송기자인 만큼 그 어떠한 캐릭터보다 정확한 발음을 요하는데 조정석은 정확한 발음을 앞세우면서 뉴스 진행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따지거나 설득할 때 속사포로 내뱉는 많은 대사 또한 수월하게 소화해 나가면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절로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조정석의 대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듣는 맛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여기에 웃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하는 조정석의 코믹연기는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질투의 화신’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형의 장례식 장에서 교정용 속옷을 입고 엄마(박정수 분)에게 흠칫 두드려 맞는 모습은 조정석표 코믹연기를 가장 잘 보여준 사례 중 하나이다. 여기에 유방암 의사 금석호(배해선 분)와 오간호사(박진주 분)와 함께 선보인 엔딩 에피소드를 통해 코믹연기와 뛰어난 춤실력까지 뽐내면서 시청자들을 더욱 웃게 만들었다.
이 같은 공효진과 조정석이 만나면서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는 무척이나 놀라웠다. 실제 연인의 질투를 불러올 정도로 이들의 케미는 완벽했고, 어떤 의미로는 현실적이었기에 안방극장을 더욱 설레게 만들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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