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그따위로 만든 건 다 당신 같은 꼰대들이잖아!”
유연석이 강동주를 통해 이 시대 청춘들의 고민을 대신 외쳤다. 한석규를 향한 유연석의 외침은 그 한 사람이 아닌, 시대를 향한 청춘의 외침이었다.
1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강동주(유연석 분)는 응급 화상환자를 처음 접한 뒤 의사 자격을 박탈당한 윤서정(서현진 분)과 원격 진료를 하다 김사부(한석규 분)에게 발각당했다.
강동주는 “윤서정 선배는 화상 환자 경험이 없는 저와 위급한 환자를 도왔을 뿐”이라고 옹호했지만, 돌아온 것은 자신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었다. 김사부는 “넌 그냥 순발력 없는 겁쟁이뿐이야. 쪽팔리지 않으려고 윤서정을 끌어들인 건 너다”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결국 강동주는 돌담병원에 사직서를 낸 뒤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전국 수석, 거대병원 타이틀, 그런 거라도 기대지 않으면 열나 겁나서 죽어라 공부한 것도 맞고요. 출세하고 싶어서 줄타기 할라 그랬던 것도 맞고요. 참 비굴하고 못생기게 살아온 거 다 맞는데요. 근데 이 세상을 그따위로 만든 건 다 당신 같은 꼰대들이잖아”라고 실력보다 배경이 우선시되고 있는 병든 현대 사회에 대한 원망을 드러냈다.
이어 강동주는 “나같이 쥐뿔 가진 것도 없는 놈들이 그렇게라도 살지 않으면 뭣도 될 수 없게끔 세상을 만들어놓고, 제대로 사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제대로 살라고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역겨우니까”라고 외쳤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대해 가감없이 울분을 토한 강동주의 외침은 이 시대의 청춘들을 대변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청춘을 대변한 강동주의 처절함을 울먹이지만 강한 말투, 거친 호흡, 억울한 눈빛으로 호소한 유연석의 연기 역시 ‘낭만닥터 김사부’의 몰입력을 높였다. 솔직하게 자신의 비겁함을 인정하면서도 이 상황의 부조리를 털어놓는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막힌 가슴을 뻥 뚤리게 하기 충분했다는 평.
시대의 부조리를 그려내며 공감을 얻어낸 ‘낭만닥터 김사부’ 4회 시청률은 1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또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주 연속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수성하며 월화극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매주 월화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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