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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종영한 tvN ’더 케이투(The K2)’는 보디가드 액션물이라는 장르적 신선함과 지창욱, 송윤아, 조성하, 임윤아 등 배우들의 몸사리지 않은 열연 그리고 실력파 곽정환 PD의 탁월한 연출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모두가 주인공이었지만 ’더 케이투’를 뒤흔든 ’태풍의 눈’은 후반부에 숨어 있었다. 바로 최유진(송윤아 분)의 이복동생, 최성원이 그 주인공. 그는 자신의 혈육이지만 상속 경쟁자인 최유진을 정조준하며 이른바 ’악의 축’으로 활약했다.
그런 최성원에게 이정진은 제대로 숨을 불어넣었다. 치사하고 얄미우면서도 광기에 폭주하는 똘기까지 보여주며 캐릭터를 펄펄 살아 숨쉬게 했다. 이보다 더 악랄할 수 없을 정도의 악한을 연기한 이정진에게 자연스럽게 찬사가 쏟아졌다.
스스로도 본인의 연기에 대해 꽤 만족한 듯한 눈치. 이정진은 최근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 중 본인의 연기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화면 속에서 재미있게 잘 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마치 드라마 속 최성원처럼 당당한 답변이지만, 자아도취라기보단 냉정하게 분석한 끝에 내린 셀프 칭찬이란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의 말마따나 이정진은 ’더 케이투’의 후반부를 휘젓고 다녔다.
"처음엔 특별출연이었어요. 곽정환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대본도 안 받은 상태로 하기로 했죠. ’몇 회 나올지도 모른다’ 하셨지만 오케이했고, 4회까지 딱 한 씬 나오더라고요. 이렇게 비중이 커질 거라곤 예상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성원은 ’더 케이투’ 후반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로 급부상했다. 누나 최유진을 옭아매며 드라마 속 핵심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대본으로 보면 되게 나쁜 사람이긴 한데, 현실 뉴스를 생각해보면 뉴스에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착한 인물이더라고요(웃음). 흔히 영화나 드라마 속 재벌가와 재계 암투, 그런 게 실제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도 하는데 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는 준수한 정도가 아닌가 싶은 거죠. 제 생각만 그런 건가요? 사실 성원이는 누나만 괴롭혔지. 국민들에게, 국가적으로 해를 끼친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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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글로 적힌 캐릭터 설정을 보면 누나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힌 콤플렉스 덩어리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얘는 타고나기를 금수저로 타고난 아이잖아요. 후처 소생이라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나서진 못해도 각별한 사랑을 받았을 거고요. 그런 걸로 열등하다 하면, 욕 먹기 딱 쉽죠. 연기할 때도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했어요. 단편적으로 ’이런 상처가 있겠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오히려 최성원은 어떤 상처도 없을 거라 생각했고. 당연하게 그렇게 살아온 인물로 받아들였어요. 그냥 그 순간순간이 즐거운 애인거죠. 어떤 히스토리를 지닌 인물이라기보다는, 단순하면서도 입체적이어야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이정진의 그러한 분석이 존재했기에 ’더 케이투’의 최성원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심하면서도 주도면밀한 캐릭터 분석, 그 속에는 ’현실성’이 기저에 깔려있다.
"최대한 사람냄새 나는 인물로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너무 연기하는 것 같지 않게 그리려는 거죠. 실제 같지 않고 연기 같으면, 보시는 분들이 편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악인이라도 실제 있을 법 하게, 악당도 아프거나 허점을 보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진짜처럼 표현하고 싶었죠."
다만 최성원의 허무한 최후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왠지 죽을 것 같단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현실이라면 절대 안 죽지 않을까. 휠체어 타고 검찰에 출두해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의 입맛을 다졌다.
어쩌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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