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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을 ‘오페라의 유령’의 아류작 정도로 예상했다면, 틀림없는 오판이다. ‘팬텀’의 깊이 있는 스토리와 아름답고 서정적인 음악, 다채로운 캐릭터와 배우들의 흠 잡을 곳 없는 연기는 분명 ‘오페라의 유령’과는 전혀 다른 놀라움을 선사한다.
뮤지컬 ‘팬텀(PHANTOM)’이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에도 관객들을 찾았다. 공연은 지난달 2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된 이후, 첫 주말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여전한 인기와 관심을 입증했다. 매 공연마다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 ‘팬텀’은 빛 대신 어둠을 택한 팬텀의 삶에 집중하면서 그와 얽힌 주변인의 갈등과 고뇌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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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에 대한 의문들이 하나씩 풀려 갈수록 각 등장인물에는 개연성이 생기고 다면적인 감정선은 한층 공감 있게 다가온다. 주인공인 에릭의 사랑, 분노, 설렘, 두려움 등의 폭 넓은 감정의 스펙트럼이 비극적인 스토리에 깊이 녹아 들어가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팬텀 역을 맡은 박효신은 ‘팬텀’ 그 자체다. 이전보다 한층 깊어진 감성으로 인물의 굴곡진 삶을 표현하며, 파워풀한 고음과 섬세한 가성을 넘나들며 ‘가왕’다운 가창력을 뽐낸다.
여기에 크리스틴으로 분한 김순영 역시 청아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파리의 거리를 청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등장하는 그녀는 맑고 순수한, 천사 그 자체다. 새의 속삭임 같은 영롱한 노래도 매력 적이지만, 오페라의 매력을 한껏 살려주는 파워풀한 고음에서 그녀의 매력은 제대로 터진다.
형편없는 노래 실력에도 돈 많은 남편 덕분에 마음껏 히스테리를 부리며 사는, 마담 카를로타 역의 정영주는 역시나 ‘믿고 보는 배우’다운 연기와 노래로 관객을 쥐락펴락 한다. 뿐만 아니라 무대와 안무, 의상, 분장, 조명, 영상 등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이 세밀하게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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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은 내년 2월 2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다. 박효신, 박은태, 전동석, 김순영, 김소현, 이지혜, 김주원, 손준호 등이 출연한다. 185분, 만 7세 이상.
kiki2022@mk.co.kr